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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천 감독 "최선 다한 승부, 희망을 봤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2-08-30 21:48


정성천 감독.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투지를 불살랐다. 그러나 힘이 모자랐다.

한국은 30일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가진 일본과의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 8강전에서 1대3으로 패했다. 지난 2010년 독일 대회에서 3위를 차지했던 한국은 숙적 일본과의 맞대결을 승리로 장식하고 두 대회 연속 4강 신화에 도전했다. 그러나 일본에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면서 아쉽게 발걸음을 돌리게 됐다.

정성천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일본도 마찬가지겟지만, 우리도 최선을 다했다. 1대3으로 패했지만, 선수들에게 자랑스럽고 너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전반에만 세 골을 내준 원인에 대해 "순간순간 공간 창출 능력에서 일본이 좀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지적하면서도 "실점 장면이 아쉽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경기력은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 지난해 본선 출전권이 걸린 베트남 19세 이하 여자 아시아선수권에서 4위에 그쳐 본선행에 실패했다. 그러나 개최국 우즈베키스탄이 아시아 예선 1위 일본에 대회 개최권을 양도하면서 극적으로 기회를 얻었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첫 경기서 패하기는 했으나, 이탈리아와 브라질 등 만만치 않은 팀들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8강에 오르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다. 정 감독은 "지난해까지는 아시아선수권을 치르며 아시아 팀과의 맞대결만 펼쳤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선수들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브라질,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등 강호들을 상대할 수 있었던 기회를 선수들에게 부여할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럽게 생각한다"고 평했다. 후반전부터 공격적인 움직임을 강조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으로 한 단계 올라서야 했던 상황이었다. 여민지 등 주력 선수들이 100% 컨디션이 아니었던게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2만4097명의 일본 관중이 도쿄국립경기장을 찾아 일방적으로 일본을 응원했다. 일부 팬들은 관중석에서 일제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를 흔드는 등 눈살을 찌뿌리게 만드는 장면도 연출됐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흔들릴 만한 부분이 많았다. 하지만 정 감독은 "일본과 90분 동안 경기를 하면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감독의 책임이다. 선수들의 잘잘못은 전혀 없었다"고 제자들을 감쌌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 만큼, 앞으로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을 기대해 봐도 좋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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