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홍명보 감독 "박종우 문제, 행정적으로 신중했어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2-08-22 12:47 | 최종수정 2012-08-22 12:48


22일 오전 신문로 축구협회 1층 로비에서 올림픽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이 런던올림픽 결산 인터뷰를 갖고 있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홍 감독.
신문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2.8.22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박종우 문제에 대한 행정적 처우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홍 감독은 2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올림픽 결산 기자회견에서 한일전 '독도 세리머니'로 동메달을 아직 받지 못한 박종우의 문제에 대해 "행정적인 부분에서 더 신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누구보다 안타까운 표정이었다. 그는 "개인적으로 런던에서 결승전이 끝나고 박종우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것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어느 선수보다 많은 공헌과 노력을 했다. 박종우는 자격이 있는 동메달리스트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도착했을때 환영행사회도 참여 못했고, 대한체육회 결정이라고 들어서 만찬 등에 참석 못한다고 했을때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만찬 행사에서 참석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처음과 끝을 함께 하는데 있어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내일 만찬에 참석하라고 직접 전화했다. 체육회나 협회에서 어떤 판단을 했을지 모르지만 참석을 권유했다. 감독으로서 박종우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뒷 얘기를 전했다.

대한축구협회가 일본축구협회에 보낸 굴욕 이메일 파문에 대해서도 "공문 문제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보냈어야 했는지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동메달을 딸 수 있었던 원동력은?

우리 선수들의 역할도 있지만 주위의 역할도 컸다. 국민들의 성원이 고스란히 선수들에 전해졌고, 우리 선수들도 강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매경기 최선을 다했다. 처음 감독이 됐을때 강조했던 혼과 열정이 잘 어우러졌고, 그런 측면에서 잘해준 선수들에 고맙다. 처음 세계 대회에 나갔을때 부족했던 점을 코칭스태프가 철저히 준비했고 준비한 플랜이 잘 맞아 떨어졌다. 이런 것들이 최초로 메달 따는데 큰 힘이 됐다.

-향후 거취는?


3년6개월 이상 목표를 가지고 달려왔고, 끝이 났다. 자연인으로 돌아왔지만, 구체적인 것은 정하지 않았다. 나의 에너지와 지식 등이 모두 소진됐다. 남은 기간 재충전해며, 새로운 것을 채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감독의 역할은 끝났지만 재단을 통한 사회 공헌 활동 등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잘 하고 싶다. 대학원 수료하고, 박사 과정 논문이 남았는데 쉬는 기간 동안 준비 잘 하고 싶다. 축구 감독으로 해야할 것에 대해 고민이 있다. 앞으로 살아가는데 도움될지 여부에 대해 고민할 것이다.

-박종우 사태에 대한 생각은?

개인적으로 런던에서 결승전이 끝나고 박종우가 시상대에 올라가지 못한 것은 개인적으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어느 선수보다 많은 공헌과 노력을 했다. 박종우는 자격이 있는 동메달리스트라고 생각한다. 행정적인 문제는 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지 않냐고 생각한다. 도착했을때 환영행사회도 참여 못했고, 대한체육회 결정이라고 들어서 만찬 등에 참석 못한다고 했을때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만찬 행사에서 참석 못한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처음과 끝을 함께 하는데 있어서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내일 만찬에 참석하라고 직접 전화했다. 체육회나 협회에서 어떤 판단을 했을지 모르지만 참석을 권유했다. 감독으로서 박종우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일이라고 판단했다.

-새로운 무대로 옮기는 선수들이 많은데, 이들에 대한 조언?

도전 자체는 좋다. 우리 선수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과거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은 배워야 한다는 점이다. 무조건 빅클럽이나 큰 무대를 가는 것보다 '내가 과연 운동장에서 뛸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는지'에 대한 부분이 우선시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고 한국 축구에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해외진출시 문제가 됐던 병역을 해결한 상태라 새로운 세대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첫번째 선택에서 얼마만큼 많이 뛸 수 있는지가 첫번째 조건이었으면 한다. 이게 우리 선수들에 부탁하는 점이다.

-세이고 코치가 최근 어려운 상황인데

많이 진정됐다. 한국에 머물고 있지만 평소처럼 흔들림없다. 지난 2009년부터 준비해왔던 과정은 협회 자산으로 남을 것이다. 유소년팀이나 올림픽팀에서 아주 중요한 매뉴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세이고 상이 해왔던 것을 협회 차원에서 백서로 남길려는 모습을 확인했는데 다음세대에 우리 선수들을 성장시키는 방법, 어떻게 발전시키는지에 대해 중요한 지침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것을 잘 정리한다면 세계 무대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관리해서 연계성있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고, 감독으로 얼마나 성장했는지?

매순간이 어려운 순간이었다. 한번도 이 상황이 쉽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다. 고비를 한단계 넘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압박감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우리 모든 스태프들이 다 위기 의식을 느껴서 잘 넘겨왔다. 분명한 것은 훌륭한 지도자는 혼자서는 될 수 없다는 점이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뤄내야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모든 것을 결정하지만 부분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함께 나눴다. 우리 스태프들이 책임감 갖고 잘해왔다. 나도 선수와 함께 성장했다. 선수들은 정말 많은 성장을 했고, 경기 시작과 함께 15분간 경기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10분 남았을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철저히 선수들에게 준비시켰다. 이번 올림픽을 끝내면서 개인적으로 보면 아주 좋은 경험이었고, 좋은 시간이었다. 축구 감독에 대한 꼬리표를 뗐다기 보다는 준비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감독 제안 받은거 있나?

올림픽 이후 또 다시 감독해야겠다는 생각을 아직까지 못하고 있다. 지난 올림픽서 에너지를 너무 쏟아서 그 공간을 채우고 싶다. 준비가 안됐기에 축구감독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할 시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퍼가 온 것은 없고, 들어오더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다.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 역할을 더 충실히 하고 싶다.

-영국 유학설이 있는데?

결정하지 않았다. 휴식 끝나면 경험을 해야하는데 외국에서 언어도 중요하고 국제적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별히 영국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연말까지는 어떤 일도 하지 않을 것이다. 재충전이 돼서 준비가 됐다고 생각하면 어떤 식으로 공부할지 고민할 계획이다.

-동메달이라는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점은? 4강전에서 마지막에 3~4위전을 대비한 인상이 짙었는데?

가장 아쉬운 경기는 브라질 전이다. 우리는 아주 잘 준비돼 있었고, 경기도 잘 했다. 상대가 브라질이었기에 주눅 들지 말고 하라고 했는데 초반 시작과 함께 경기를지배했다. 실질적으로 이겨서 결승에 나가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모두 결승가고 싶어 했다. 결과적으로 0대3으로 졌는데, 아쉬운 경기였다. 0-2가 됐을때 다음 경기 준비한게 아니냐고 하는 시각은 틀렸다. 그 경기에서 포기했을면 김기희 등을 넣었을 것이다. 포기하는 것은 우리 국민들에 보이는 자세가 아니라서 0-4가 되더라도 포기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 가동 인원이 17명 안에서 이루어져야 해서 체력적 안배차원은 있었다. 특히 구자철의 체력은 밑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이라 구자철을 쉬게한 것은 다음 경기를 대비했다기 보다는 체력을 고려한 것이었다.

-A대표팀을 맡을 생각 있는지?

최강희 감독도 누누히 얘기했고, 나도 누누히 얘기했다. 월드컵 예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고 가장 중요한 경기가 남아있다. 최 감독이 잘하고 있고, 이름이 거론되는 것이 부담스럽고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다, 안한다 말할 입장도 아니고. 나에게 중요한 것은 휴식이다. 올림픽에서 성과를 낸 선수들이 2년 뒤에도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각고의 노력을 해야지 올림픽서 잘했기 때문에 월드컵서도 잘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와 함께 배운 것을 얼마나 지켜나가는지가 중요하다. 단순하지만 잘 지켜나가지 못하는 일이다. 만약 올림픽서 이룬 것이 전부인냥 생각하면, 2년 뒤에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가 갈 것이다. 지금 한 노력의 몇배를 해야지 월드컵에 나갈 영광이 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올림픽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 선수와 감독으로 한일전을 치른 차이점은?

매경기 기억에 남는 것이 사실이다.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는 순간이 많이 있다. 가장 기억 남는 것은 3~4위전과 브라질전. 선수시절 많은 한일전 경험했고 이기는 경기를 많이 했다. 거기서 감독으로 선수시절 경험한 한일전을 어떻게 설명할지 고민 많이 했는데, 우리 선수들도 어렸을때부터 한일전 많이 경험했다. 솔직히 이번 3~4위전의 경우 일본이 아니라 다른 팀을 만났으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목표가 동메달과 병역혜택만이었다면 힘들었을텐데, 일본으로 결정되면서 중요한 경기라 이겨야 한다는 승부근성까지 더해졌다. 일본을 어떻게 이겨야 하는지 안다. 일본은 축구를 잘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강하다.

-지도자로서 성장한 점은?

감독이 되며 많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 감독은 결과가 모든 것을 얘기한다. 결과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과정도 중요했다. 다른 사람의 평은 관심이 없었다. 이 팀은 내가 가장 잘알고 내가 결정했기 때문이다. 다른 이들이 감독의 자질이 있는지 없는지 평하는거 관심이 없었다. 우리가 얼마나 잘할 수있는지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예선전을 거치며 공부가 된 것은 없었다. 다만 2009년부터 과정이었고 올림픽은 목표였다. 그 속에 장단점을 분석해 힘을 쏟았다. 좋은 결과를 얻은 것은 준비를 한 것에 있어 내 생각이 맞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경험도 좋은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항상 얘기하는게 예측하고 대비하라는 점이다. 플랜A가 없으면 플랜B를, 플랜B도 없으면 플랜C를 준비했다. 나에게 중요했던 것은 런던올림픽의 결과가 가장 중요했다. 계속 오는 과정에서 한치의 흔들림도 오차도 없이 준비한게 동메달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올림픽 기간 동안 실수를 한부분은?

일본전에 김기희를 투입하면서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고 옆에서 서포트하라'고 얘기했다. 그런데 포지션을 얘기 안했다. 구자철 빼고 들어갔는데 자기가 어디에 서야 하는지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았다. 김기희가 물어보는데 당황했다. 포지션 말 안해준게 전술적으로 가장 큰 실수다. 실수를 통해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한 것도 있지만 못한 경기도 있다. 전술적으로 과연 세계의 흐름이 어떻게 가느냐, 거기서 어떤 전술을 사용하는게 한국팀이 가장 잘할 수 있느냐를 고민해야 한다. 스페인 축구가 대세라고 하지만 우리 선수들은 스페인 선수들이 아니다. 세계 주류를 쫓아가며 우리에 맞는 전술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간 많이 강조했던 부분은 조직력이었다. 얼마만큼 컴팩트하게 해서 상대를 얼마나 괴롭히고,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 였다. 앞으로 향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어떤 새로운 전술이 나올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선수들이 얼마나 잘하고 어떤 전술이 잘 맞는지는 이 부분을 잘 캐치해서 연계성을 갖고 발전시키는데 중요하다. 선수들이 이번에 준비한 전술 잘 따라줬다.

-이메일 논란에 대해서는?

시상식에 참여하지 못했던 부분은 카디프에서 이동하는 순간 버스에서 처음 들었다. IOC에서 결정났다고 했고, 알아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FIFA직원도 참석하지 않는게 좋다고 얘기를 했다. IOC에서 어떤 정치적 논리로 얘기했는지 모르겠지만, 대표팀 감독으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너무 안타깝게 생각한다. 평생 오지 못할 추억인데 시상대에 서지 못한 것은 본인의 입장에서도 좋은 추억을 놓쳤다고 생각한다. 축구협회에서 일본에 서한을 보낸 것은 FIFA에 해명을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팀에는 일본코치도 있고, 우리가 의도적으로 세리머니를 준비했다고 하면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경기가 끝나고 기뻐해서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었다. 책임져야 하는 부분도 있겠지만, 이런 부분에서 FIFA가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 일본에 공문을 보낸 것은 한국과 일본의 축구관계는 경기 자체를 떠나서는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도 J-리그의 많은 협조를 받았다. 몇몇 구단에서는 한국 대표팀은 왜 7월 2일 차출되고 일본 선수들은 14일에 가냐고 토로할 정도였다. 그러나 공문 문제는 신중하고 정확하게 판단했어야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먼저 보냈어야 했는지는 다른 사람과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K-리그 발전에 대한 생각은?

축구협회나 프로축구연맹 모두 서로 커뮤니케이션해서 K-리그나 대표팀이 아닌 축구가 발전해야 한다는 전제에서 준비해야 한다. 지금 K-리그가 얼마만큼 중요한지를 말하는게 우스운 일이다. K-리그에서 나오는 유소년이 연령별 대표팀이 되고 거기서 능력을 키워서 해외로 가고,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K-리그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자원을 쉽게 쓸 수 없다. 해외에 있는 선수들도 전부 K-리그 출신이다. 우리 팬들이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많이 성원해주지만, 글로벌한 축구가 국내적으로 활성화되면 대표는 더 강해질 것이다. 우리팬들이 축구에 더 공헌했으면 한다. 인터넷에 댓글 남기는게 아니라 경기장에 가는 것이다. 1998년, 2002년의 열기 2012년 후의 열기를 잘 살리지 못한 것도 문제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축구 열기가 있을때 편승해서 관중이 오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이 아니라 팬서비스나 마케팅을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관심이 있을때 안락하고 즐거운 분위기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서 분위기와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조직적인 부분을 유난히 강조하는 이유?

옷을 똑같이 맞춰입는것 자체가 중요하지는 않다. 그렇지만 이는 룰이다. 팀은 룰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팀에 유난히 룰이 많았던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물 먹고 들어갈때는 조깅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점이다. 이는 다음 훈련에 대한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다. 다음 훈련에 들어갈때 물을 먹고 떠들었던 분위기가 훈련까지 이어지면 안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필드밖에서 무엇을 하던 상관하지 않지만, 필드내에서는 100% 컨트롤하고 싶었다. 내가 어려운 부분도 있었지만 밖에서 우리의 모습은 패밀리에 가까웠다. 그러나 필드안에서는 우리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룰을 만들었다.

-긴장감 풀기 위해 한 것은?

우리 선수들이 긴장감 풀 수 있었던 방법은 지역 이동하면서 한국 음식 먹었다는 점이다. 다음 경기를 준비할 수 있고 분위기도 회복할 수 있었다.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었던 환경 조성한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있다.

-분위기메이커는?

몇명 정신나간 친구가 있는데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다. 이름은 언급하지 않겠지만, 누군지는 알고 있다.

-최고 성적을 올렸지만, 4강이 아니라 결승까지 오르기 위해서는?

올림픽에 나가서 잘할려면 어떤 경험을 해야하는지가 막막했다. 올림픽팀은 첫째로 A매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예선전에 하루이틀 훈련해서 팀을 만드는게 불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2010년 광저우대회는 병역혜택을 받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였지만, 결과적으로 21세가 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때 너무나도 좋은 시물레이션을 경험했다. 하루 쉬고, 하루 훈련하고, 경기하는 동안 컨디션 회복을 어떻게 시킬 것인지를 배웠다. 병역이라는 얘기를 못하게 한 것은 이 대회서 누릴 혜택이 아니라 2012년 올림픽을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역만 생각했다면 3~4위전은 의미없는 경기였지만, 이를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비슷한 시스템으로 진행되는 종합대회를 잘 치를 수 있었고, 그 때 3~4위전을 경험하지 않았으면 이번에 힘든 상황이 됐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2002년 한-일월드컵서 왜 우리가 4강까지 올라가서 준결승 지고 3~4위전 졌는지를 얘기를 했다. 아무도 3위를 한 팀이 없기에 경험을 얘기해줄 수 없었다. 그러나 왜 졌는지는 얘기할 수 있었다. 당시 만족감, 이정도면 되겠지라는 생각이 있었다, 터키랑 할때 실수해서 골 먹은 것도 그런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번 역시 3~4위전이 일본전이 아니라 다른 상대였으면 졌을지도 모른다. 정신적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 3~4위전이 힘든 상황이지만 꼭 이겨야 한다는 멘탈적 부분이 작용해서 한국 역사상 3위라는 결과를 얻었는데 다음에 어떤 팀이 4강에 간다면 이번 대표팀 사람들이 많은 얘기를 해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올림픽 3위는 한국 축구에 많은 부분에서 큰 의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광저우 때 빵점자리 감독이라고 했는데 지금은 몇점?

그것은 여러분의 몫이다. 올림픽 전에 개인적으로 메달을 따고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했지만, 절대로 후회하지 않겠다고 했다. 선수선발도, 훈련도, 후회를 0.1%도 남기고 싶지 않았다. 동메달을 딴 부분은 영광스러운 부분이지만, 한점의 후회도 없다는게 가장 기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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