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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가 한국 축구사를 새로 썼다. 숙적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전반부터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던 한국이 주도권을 잡았다. 기성용이 중원을 지배하기 시작하자, 구자철이 포진한 왼쪽에서 공격의 물꼬가 트였다. 확실한 슈팅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흐름을 가져오기에는 충분했다. 6분 일본 수비에 걸려넘어진 구자철에게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않았던 것이 아쉬웠다.
전반 중반부터는 팽팽해졌다. 일본의 왼쪽 공격수 오쓰를 중심으로 미드필드가 살아났다. 세밀한 패스들이 이어지며 슈팅까지 연결됐다. 28분 기요다케가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로 감아찬 볼이 정성룡의 선방에 걸렸다. 36분에는 코너킥 상황서 사카이의 헤딩슛이 크로스바를 살짝 빗나갔다.
흐름을 탄 한국은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계속됐다. 후반 4분 박주영이 골키퍼와 단독을 잡았지만 아쉽게 무산됐다. 7분 뒤에는 추가골이 터졌다. 한골도 넣지 못한 '캡틴' 구자철이 가장 중요한 순간 골을 터뜨렸다. 박주영의 헤딩 패스를 받아 침투하던 구자철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뽑았다. 발끝이 날카로와진 구자철은 13분 페널티박스 왼쪽을 돌파하며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한국은 2분 뒤 다시 한번 결정적 찬스를 잡았다. 아크 정면에서 패스를 받은 김보경이 마음 먹고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골포스트에 맞고 나왔다.
다급해진 일본은 우사미, 스기모토 등 공격수를 추가로 교체, 투입했다. 일본은 후반 26분에 3장의 교체카드를 모두 다 썼다. 주도권을 잡았지만 조직적인 한국의 수비를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일본의 뒷공간을 노린 한국이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시간이 지나도 한국의 조직력과 기동력은 떨어지지 않았다. 42분 코너킥 상황에서 일본은 사카이가 헤딩골을 터뜨렸지만 골키퍼 차징으로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44분 한번도 경기에 나서지 못한 김기희마저 그라운드를 밟았다. 일본은 골키퍼까지 공격에 가담하며 만회골을 노렸지만 한국 수비는 너무 강했다.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