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축구가 외나무다리에서 만났다. 동메달을 놓고 숙명의 한-일전을 펼치게 됐다.
한국과 일본은 런던올림픽에서 아시아축구의 우수성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은 죽음의 조로 평가받은 B조에서 조2위로 통과한 뒤 주최국 영국을 꺾고 4강에 진출했다. 일본도 '세계최강' 스페인을 제압하는 등 D조를 1위로 넘고 4강까지 승승장구했다. 4강 문턱에서 각각 브라질과 멕시코에 무너졌지만,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안정적인 수비조직력과 정교한 패스워크 등을 선보이며 우승후보로 평가받은 강호들을 괴롭혔다.
일본은 김창수와 정성룡이 다친 한국에 비해 전력누수가 거의 없다. 체력적인 면에서도 영국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대접전을 펼치고 카디프, 맨체스터까지 이동해야 했던 한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 그러나 동기부여와 공격적인 측면에서 한국이 앞선다. 한국은 동메달을 획득한다면 사상 첫 올림픽 메달과 동시에 병역면제 혜택을 얻는다. 여기에 전문 공격수가 없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박주영 지동원 등 확실한 골잡이를 갖고 있다. 박주영은 일본이 가장 두려워 하는 공격수 중 하나다. 일본은 3~4위전 상대로 한국이 결정되자 떨떠름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일본과의 경기에서 더 강한 정신력을 보이는 한국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