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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르크SV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대표할만한 강팀은 아니다. 리그 우승을 기준으로 따지면 6회로 22회의 바이에른 뮌헨에 크게 밀린다. 그나마 가장 최근의 우승은 1982~1983시즌이다. 독일의 FA컵인 DFB포칼에서도 함부르크는 3회 우승으로 15회 우승의 바이에른 뮌헨을 따라가지 못한다. 언제나 함부르크의 앞에는 바이에른 뮌헨이 있었다.
이런 함부르크에게 이번 2011~2012시즌은 구단 역사상 최대의 위기였다. 오명을 남길뻔 했다. 시즌 시작하자마자 함부르크는 극도의 부진에 빠졌다. 6라운드까지 1무5패의 부진에 빠졌다. 순위는 최하위인 18위까지 떨어졌다. 프랑크 아르네센 단장이 추진한 급격한 세대교체 탓이 컸다. 아르네센 단장이 데려온 어린 선수들은 경험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 공격은 공격대로 삐그덕댔다. 수비 역시 순간적인 집중력이 무너지며 골문을 열어주었다.
시즌 중반 미하엘 외닝 감독을 내치고 토어스텐 핑크 감독을 영입했다. FC바젤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행을 이끌었던 핑크 감독을 데려오며 '감독 빼내오기'라는 비판도 있었다. 감독 교체 효과는 일순간이었다. 10경기 무패행진을 달렸지만 무승부가 6경기나 됐다. 강등권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정점에는 손흥민이 있었다. 꾸준히 후반기 들어 10분 안팎 정도 경기에 뛰던 손흥민은 14일 하노버와의 31라운드 홈경기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전반 12분 그림같은 골로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21일 뉘른베르크와의 원정경기에서도 손흥민은 후반 14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으로서는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는 골이었다.
손흥민의 골이 터진 5분 후 뉘른베르크의 다니엘 디다비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1대1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승점 1을 추가한 함부르크는 승점 35점으로 리그 14위 자리를 계속 지켰다. 강등권과의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이제 남은 2경기만 잘 버티면 '단 한차례도 강등되지 않은 유일한 팀'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다. 물론 선봉장은 손흥민이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