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게는 기분나쁜 저주가 하나 있다. '애들레이드의 저주'다. 고양이 앞에 쥐꼴. 애들레이드 앞에 선 포항을 일컫는 말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애들레이드와 만나면 작아졌다.
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애들레이드의 E조 3라운드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애들레이드는 체격 조건을 앞세워 수비에 치중했다. 전날 루치아노 트레니 감독대행이 "수비에 안정을 두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한대로였다. 또 다시 애들레이드의 흐름에 말려들어갔다. 저주에 희생되는 듯 했다.
하지만 포항에는 새로운 피가 있었다. 애들레이드와의 경기에 처음 나선 프로 3년차 김대호였다. 왼쪽 풀백 김대호는 포기를 몰랐다. 후반 23분 황진성의 프리킥이 갈레코비치 골키퍼의 손에 맞고 땅으로 튕겼다. 끝까지 쇄도한 김대호는 공을 밀어넣으며 골을 기록했다. 저주가 풀리던 순간이었다. 1대0으로 승리한 포항은 2승1패(승점6)를 기록하며 조선두로 나섰다.
전영지, 포항=이 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