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전5기' 포항, '애들레이드의 저주' 풀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2-04-03 21:48


포항에게는 기분나쁜 저주가 하나 있다. '애들레이드의 저주'다. 고양이 앞에 쥐꼴. 애들레이드 앞에 선 포항을 일컫는 말이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애들레이드와 만나면 작아졌다.

2008년 애들레이드와 처음 만났을 때 2번 모두 졌다. 포항은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했다. 2년 뒤 다시 만났다. 1무1패를 기록했다. 포항은 조2위로 밀리며 겨우 16강에 올랐다. 결국 8강에서 떨어졌다. 4번 맞붙어 1무3패, 1골도 넣지못하고 4골이나 내주었다.

묘하게 애들레이드의 흐름에 말려들었다. 4경기 모두 경기력에서는 대등했다. 홈에서는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애들레이드는 만날때마다 탄탄했다. 호주팀 특유의 체격 축구를 구사했다. 수비수들은 포항 선수들보다 머리 하나가 더 컸다. 공을 따내면 최전방 공격수 브루스 지테를 향해 높게 차주었다. 발빠르고 결정력 있는 지테가 골문을 열었다. 지테는 2008년 포항을 상대로 1골을 넣는 등 공격의 중심으로 활약했다.

3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과 애들레이드의 E조 3라운드도 마찬가지 양상이었다. 애들레이드는 체격 조건을 앞세워 수비에 치중했다. 전날 루치아노 트레니 감독대행이 "수비에 안정을 두고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한대로였다. 또 다시 애들레이드의 흐름에 말려들어갔다. 저주에 희생되는 듯 했다.

하지만 포항에는 새로운 피가 있었다. 애들레이드와의 경기에 처음 나선 프로 3년차 김대호였다. 왼쪽 풀백 김대호는 포기를 몰랐다. 후반 23분 황진성의 프리킥이 갈레코비치 골키퍼의 손에 맞고 땅으로 튕겼다. 끝까지 쇄도한 김대호는 공을 밀어넣으며 골을 기록했다. 저주가 풀리던 순간이었다. 1대0으로 승리한 포항은 2승1패(승점6)를 기록하며 조선두로 나섰다.

한편, 성남 일화는 이날 호주 고스포드 블루텅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3차전에서 센트럴코스트와 1대1로 비겼다. 성남은 후반 4분 애덤 크와스닉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9분 뒤 에벨톤이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이 후 성남은 11대10 수적인 우세를 바탕으로 밀어붙였지만 에벨찡요가 페널티킥을 실축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으며 무승부에 그쳤다.
전영지, 포항=이 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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