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K-리그, 초반 성적에 운명 결정된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2-03-02 11:34



녹색 그라운드에 봄이 왔다. 변화의 해다.

3일 문을 여는 K-리그는 전혀 다른 옷으로 갈아입었다. 틀이 바뀌었다. 포스트시즌이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팀당 44경기씩을 치른 후 우승팀이 결정된다. 1~30라운드까지 16개팀이 홈앤드어웨이로 경기를 치른 후 1~16위까지 순위를 매긴다. 이후 1~8위 8팀을 그룹A, 9~16위 8팀을 그룹B로 나눠 홈앤드어웨이로 14라운드를 더 갖는다.

그룹을 나누더라도 승점은 연계된다. 그룹 내에서 순위가 결정된다. 그룹A의 1위가 우승, 2위가 준우승이다. 꼴찌는 8위다. 그룹B의 팀이 그룹A팀보다 승점이 높더라도 최종 순위는 9~16위다. 그룹B의 두 팀은 2부 리그로 강등되는 것이 기본 골격이다.

지난해처럼 6강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사활을 거는 풍속도는 없다. 6위를 차지한 울산이 6강PO, 준PO, PO를 거쳐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 우승을 노리는 묘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승점을 관리해야 최후에 웃을 수 있다. 첫 단추가 중요해 졌다. 리그 초반 성적이 한 시즌의 운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선제압을 해야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승부를 걸어야 한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우승후보로 약체로 평가받는 대구를 지목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서울은 4일 개막전에서 대구와 충돌한다. 그는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에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서울과 대구를 예상한다"며 "첫 상대가 대구이기 때문에 첫 시작부터 준비를 잘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대구를 우승팀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변의 희생양으로 전락하면 우승은 힘들다. 연패로 이어지면 최악의 늪에 빠질 수 있다. 전북, 서울, 수원, 울산, 성남, 포항 등 우승권에 근접한 강호들의 경우 중하위권 전력인 시도민구단을 무조건 잡아야 패권에 가까워질 수 있다. 시도민구단의 1차 생존법칙은 8강에 맞춰져 있다. 강팀을 맞아서는 수비축구, 만만한 상대는 공격축구로 승점을 쌓는다는 전략이다. 수비축구에 대한 해법도 필요하다. 어차피 축구는 골로 말한다. 우승 꿈을 꾸는 구단은 그물망수비를 깰 차별화된 비책이 있어야 한다.

눈여겨 볼 변수는 또 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다. 전북, 울산, 성남, 포항이 6일부터 시작되는 조별리그에 출전한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K-리그를 병행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시즌 초반 틈새가 있다. 조직력이 완벽하지 않아 좌충우돌할 수 있다. 올시즌 챔피언스리그 출전이 좌절된는 수원과 서울이 강력한 우승후보 거론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챔피언스리그 출전 팀들은 두 대회의 전략을 제대로 짜야 살아남을 수 있다.

지난해 챔피언 전북이 몰고 온 '닥공(닥치고 공격)'의 충격은 컸다. '무공해(FC서울)', '철퇴(울산)', '리얼블루(수원)', '방울뱀(제주)', '비빔밥 축구(광주)' 등 슬로건의 홍수 속에서 시즌을 맞고 있다. 각 팀이 올시즌 추구할 색깔이 녹아 있다. 이상과 현실은 다를 수 있다.

경기의 질보다는 성적이 우선시 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결국 역발상의 팀이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 시즌 초반부터 튀어야 한다. 2012년 K-리그의 방향타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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