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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년간 이영표(34·밴쿠버)는 중동 최고의 선수 반열에 올랐다.
김 대표이사는 "사실 이영표의 조건을 맞추기가 까다로웠다"고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이영표는 향후 스포츠행정가 과정을 밟기 위해 공부를 할 수 있는 영어권 국가의 리그에 가족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당초 스위스나 오스트리아 리그를 새 행선지로 정했던 이유 중 하나다. 국내에 머물고 있던 중 K-리그 팀들의 적극적인 러브콜도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이영표는 "말이 통하고 생각이 같은 선수들과 함께 지내다 보니 편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프로야구에서 박찬호(한화 이글스)가 복귀하는 모습을 보고 고민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당장 K-리그에서 뛰는 것보다 내가 더 공부를 해서 더 크게 K-리그와 한국 축구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국내 복귀를 결정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결국 미국 메이저리그축구(MLS)의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행선지로 결정된 배경은 앞서 이영표가 제시한 조건이 모두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이사는 "밴쿠버는 환경도 뛰어나고 미국과 가까워 은퇴 후를 준비할 수 있는 여건도 된다. 이영표의 마지막 기착지가 될 만한 요건을 충족했다"고 했다. 이영표는 "밴쿠버는 최초에 4년 계약을 제시했다. 내 나이를 잘못 알고 있는 줄 알았다"고 웃으면서 "그만큼 적극적이었다. 최소 2년 계약을 요구해 1년 계약에 1년 옵션(1+1) 계약을 했다. 사실 지인들이 영국보다 미국을 추천할 때는 갸웃했는데, 실제 밴쿠버에 가서 너무 놀랐다. 왜 추천을 했는지 알겠더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