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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최강희 떠난 전북서 예전만큼 할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2-23 14:04 | 최종수정 2011-12-23 14:05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2011 챔피언십 챔피언결정전 2차전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렸다. 전북이 울산에 2대1 승리를 거두며 최종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종료 후 이동국(왼쪽)이 최강희 감독과 함께 우승트로피를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전주=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최강희 감독(52)은 전북 현대를 떠났다. 전북 현대 킬러 이동국(32)은 남았다. 둘은 지난 3년 동안 전북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한국 A대표팀 사령탑이 된 최 감독은 대표팀을 꾸릴 때 이동국을 발탁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동국이 전북에서 예전 같은 경기력을 유지했을 때 뽑을 수 있다. 이동국에게 절대 신뢰를 보냈던 최 감독이 떠난 상황에서 이동국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최 감독이 떠난 자리는 이흥실 수석코치(50)가 감독대행으로 메우게 된다. 이 감독대행이 이동국을 어떻게 쓸지가 관건이다.

이 감독대행은 최 감독이 그동안 유지해온 팀 컬러를 따라갈 것이다. 이 감독은 전임 최 감독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최 감독이 '닥공축구(닥치고 공격)'를 완성하는데 묵묵히 일조했다. 이 감독이 생각하는 축구도 최 감독 처럼 공격축구다. 이동국이 공격을 이끌었던 최 감독 시절과 크게 달라질 것은 없다.

최 감독은 최근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기 전까지 전북의 내년 시즌 준비를 해왔다. 올해 K-리그 챔피언에 등극했던 주전급 선수 중 팀을 이탈하는 선수는 없다. 지금 상황에서 이 감독이 자신의 색깔을 내기 위해 새로운 선수를 영입하는 것도 쉽지 않다. 전력 보강을 위한 선수 영입도 밑그림을 다 그려놓았다. 이미 최 감독이 짜놓은 걸 이 감독이 실천에 옮기는 식이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동국이 전북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변함이 없다. 이 감독도 최 감독 처럼 이동국에게 선발 출전 기회를 줄 가능성이 높다. 용병 에닝요와 루이스, 서정진이 이동국의 뒤를 받칠 것이다. 장신 스트라이커 정성훈 김동찬 이승현 등은 든든한 백업이다. 베테랑 미드필더 김상식도 건재하다.

현재 전북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팀을 떠난 로브렉의 빈 자리를 메울 선수를 구하고 있다. 걸출한 용병 스트라이커를 찾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또 대표급 중앙 미드필더를 물색하고 있다.

이동국은 최 감독의 갑작스럽 거취 변화로 적지 않은 심적 충격을 받았다. 22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에게 무한신뢰를 보냈다. 2009년초 이동국은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3년 동안 K-리그 두 번,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한 번을 했다. 최 감독은 이동국이 대표팀에서 받은 상처를 전북에서 씻고 K-리그 최고 킬러가 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었다.

이 감독과 이동국의 연결고리는 포스코다. 고향이 포항인 이동국은 1998년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 그해 신인상을 받았다. 미드필더 출신인 이 감독도 1985년부터 1992년까지 포항제철에서 뛰었다. 1985년 K-리그 신인상을 받았고, 그 다음해 최강희 감독과 함께 정규리그 공동 MVP에 뽑혔다. 1989년에는 도움상을 받았고 베스트11 미드필더상도 5번이나 받았다. 이동국 정도 까지는 아니었지만 이 감독 역시 선수 시절 많은 상과 인기를 누렸다. 그래서 이동국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이해한다.

이동국의 2012년은 결국 그가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하느냐에따라 좌지우지 될 것이다. 최 감독은 "이동국의 피로 회복 속도는 매우 빠르다. 앞으로 큰 부상만 없으면 2~3년 충분히 더 좋은 활약을 해줄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이동국은 분명 절대 신뢰자를 잃었다. 새로운 이 감독이 이동국을 일부러 멀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감독 역시 최 감독의 축구 컬러를 유지하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양념'을 뿌릴 수도 있다. 또 이동국의 자리를 위협하는 용병 공격수도 들어올 수 있다. 이 감독의 마음이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이동국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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