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새롭게 발족했다.
기술위의 당면 과제는 차기 A대표팀 감독 선임이다. 최종 재가는 회장이 내리지만 새 감독 추천은 기술위의 몫이다. 황보 위원장의 선택은 변화였다. 그는 축구협회에 명단을 보고한 자리에서 "외부의 추천과 청탁없이 철저하게 실력 위주의 검증된 분들을 기술위원으로 모셨다. 이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며 소신껏 결정했다. 해당 분야에서 열정을 가진 젊은 인재를 우선 고려했다"고 밝혔다.
전임 이회택 기술위원장 시절 9명의 위원 가운데 5명이 K-리그 스카우트였다. 나머지 4명도 경기인 출신이다. 황보 위원장은 현직 감독 5명, 비경기인 출신 2명으로 진용을 짰다. 안익수 하석주 윤종석 감독은 각각 K-리그와 대학, 학원축구를 대표해 기술위원으로 선임됐다. 현역 K-리그 감독이 기술위에 합류한 것도 이례적이다.
한층 젊어졌다. 황보 위원장을 포함한 7명이 40대다. 정 박사는 39세다. 지난 기술위는 대부분 40대 후반에서 50대의 인물들로 구성됐다. 또 황보 위원장과 안 감독, 최 전무, 이 감독은 P(프로페셔널) 라이센스를 보유하고 있다. 하석주, 윤종석 감독은 A라이센스를 갖고 있다. 정 박사, 윤 교수와 지난해 명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안 감독을 포함하면 박사 출신이 3명이나 된다.
'공부하는 지도자'와 전문가 그룹의 융합이다. 다양한 관점에서 축구를 바라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했다. 황보 위원장은 취임 일성에 대표팀만이 아닌 한국 축구 전반의 기술 향상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유소년과 지도자 시스템 재편에 초점을 맞춘 인선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관심의 대상인 대표팀 감독 선임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어 보인다. A대표팀의 근간인 프로가 아닌 아마추어에 무게의 추가 쏠려있다. 현장을 떠난 K-리그 출신 감독들이 꽤 있지만 이들의 이름은 없었다. 상근 기술위원을 2명 두기로 했지만 모두가 현직에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따라서 감독 선임도 기술위가 아닌 밀실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김성원 이 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