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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시티즌에 부는 퍼머 열풍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2-12 10:51


퍼머와 염색을 한 황진산(왼쪽부터) 전보훈 김태연. 사진제공=대전시티즌

"어? 너도 했어?"

휴가에서 복귀한 대전 시티즌 선수들은 서로의 모습을 보며 놀랐다. 9명의 선수들이 비슷한 머리스타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요즘 유행하는 호일펌에 빨간색, 회색 등으로 염색을 했다. 매서운 칼바람 속에 대전은 동계훈련이 한창이지만, 선수들의 머리만큼은 꽃피는 봄 분위기가 물씬 난다.

현재 대전에서 머리스타일에 변화를 준 선수들은 박건영 이 호 이웅희 김성준 김태연 노용훈 고대우 황진산 전보훈까지 모두 9명. 이 중 이현웅 김창훈 황진산 한덕희는 대전 서구 지역의 한 미용실에서 단체로 파마를 했고, 이 호는 강남에서, 나머지는 집앞 미용실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서로의 머리를 보며 칭찬보다는 비난을 퍼붓고 있다. "먼지를 뒤짚어 썼냐?", "날티 난다" 이어지는 비난속에 전보훈은 머리가 뭉쳐서 퍼머가 되는 바람에 '골룸'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있다.

비난이 난무하는 분위기지만 평범한 머리를 하고 있는 선수들도 파마를 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고 있어 파마족의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19일로 예정된 멕시코 전지훈련을 앞두고 현지 미인들에게 잘 보이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대전 선수단에 퍼머 열풍이 분 이유는 뭘까.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빠른 훈련 때문이다. 대전은 내년시즌 시작되는 승강제에 대비해 지난달 21일부터 일찌감치 훈련을 시작했다. 추운 날씨 속에 운동장을 달리는 선수들은 조금이라도 따뜻하려고 머리를 기르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이왕 기르는거 뭐라도 해보자며 퍼머를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대전 선수들에게 영감을 준 선수는 서울의 하대성(26)이다. 하대성이 호일펌을 한 것을 보고 고대우가 대전 내에서 처음으로 퍼머를 했고, 대전 내 퍼머 열풍으로 이어졌다.

유상철 대전 감독은 "팔에 큰 문신을 하는 등 정도가 심하지 않으면 용인해주는 편이다.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해 주고 싶다. 퍼머나 염색 등이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칠때도 있다"고 했다. 유 감독도 선수 시절 귀도 뚫고, 염색도 즐겨했다.

대전 선수들의 퍼머 열풍 속에도 흔들리지 않는 한 선수가 있다. 선수 겸 코치 최은성(40)이다. 최은성은 14년 동안 대전을 지키며 한결같은 짧은 스포츠 머리스타일을 고수하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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