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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축, 감독 선임방식 바꿔라, 회장이 직접 뽑아라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12-12 11:16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 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축구팬들이 웃는다.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조광래 A대표팀 감독을 돌연 경질하고 현재 그 후임을 찾는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축구협회는 스스로 일을 어렵게 풀어가고 있다. 일을 합리적으로 처리하는 것 처럼 보이려고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협회 정관을 따르는 것 처럼 보이려고 하지만 그걸 믿는 축구팬들은 극소수다. 조광래 감독을 경질하는 최종 결정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했다. 또 새 감독을 정하는 결정도 조 회장이 하게 돼 있다. 그런데 현 정관에 보면 기술위원회가 어정쩡한 역할을 갖고 있다. 기술위원회가 감독 후보를 추천하게 돼 있다. 물론 감독을 경질할 때도 기술위원회가 검토를 할 수 있다.

현 정관 대로 일을 처리하더라도 결국 마지막 결정은 협회장의 몫이다. 조 회장은 기술위원회가 추천하는 인물을 거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현 정관을 좀더 명확하고 깔끔하게 바꿔야 한다. 감독 선임권을 잉글랜드축구협회 처럼 협회장이 쥐고 모든 일을 처리해야 한다. 잉글랜드는 협회장과 몇 명의 임원들이 운영위원회를 열어 운명을 같이 할 감독을 정한다. 기술위원회는 감독 같은 정치적인 일을 하지 않는다. 현재 세계축구의 최신 전술 흐름과 기술 보급에 집중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는 정관 개정이 귀찮을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A대표팀 감독이 갈릴 때마다 협회는 절차상의 문제를 놓고 홍역을 앓았다. 문제는 복잡하지 않다. 실제 축구협회가 일을 처리하는 것 처럼 정관을 수정하면 지금같은 잡음을 절반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협회장이 중심이 돼 자기 색깔에 맞는 감독을 정하면 된다. 그리고 그걸 정관이 뒷받침해주면 된다. 지금 방식이 상당히 민주적인 것 처럼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 감추고, 대의명분을 짜맞추다 보면 축구팬들은 더 이상하게 축구협회를 바라볼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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