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기성용 속도조절, 체력 안배 위한 로테이션 속으로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12-05 11:03


셀틱 기성용. 스포츠조선DB

기성용(22·셀틱)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닐 레넌 셀틱 감독이 기성용을 아끼고 있다.

지난 7월 리그 개막 이후 3개월간 22경기(A매치 포함)에 출전하는 강행군으로 11월 초 쓰러졌던 기성용의 휴식 시간이 늘고 있다. 셀틱 유니폼을 입고 벤치에서 대기하는 일이 많아졌다. 주전경쟁에서 뒤처졌다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기성용은 4일(한국시각) 스코틀랜드 던디 타나다이스파크에서 열린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17라운드 던디 유나이티드 원정경기를 벤치에서 시작했다. 경기가 소강상태를 보이던 후반 33분 교체 투입돼 약 15분간 활약하며 슈팅 3개를 기록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다. 셀틱은 전반 12분에 터진 게리 후퍼의 결승골로 1대0 승리를 거뒀다.

던디전 교체 투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성용의 체력을 걱정하는 레넌 감독의 배려로 해석된다. 기성용은 올시즌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셀틱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공격과 수비에 중추 역할을 했다. 레넌 감독은 페널티킥까지 기성용에게 전담케 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과로증세를 보이기 전까지 셀틱의 리그 1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9번 풀타임 활약했다. 일각에서는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는 얘기까지 한다. 하지만 한 번 쓰러지고 난 뒤 최근 5경기에서 교체와 선발 출전을 병행하고 있다. 한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면 다음 경기는 후반에 교체 투입되거나 결장하는 패턴이다. 셀틱은 최근 리그 5연승을 거두며 10점 이상으로 벌어졌던 리그 선두 레인저스와의 격차를 승점차 4로 좁혔다. 레넌 감독으로선 매경기 전력투구를 해야 레인저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유로파리그 경기를 소화하는데다 리그 후반기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진에 중요 선수 한 명씩에게 번갈아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그 중심에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경기에 선별적으로 출전하며 체력을 아끼면 유로파리그 경기(16일 우디네세전)나 올드펌 더비(29일 레인저스전) 등 중요한 경기에 온 힘을 쏟아 낼 수 있다. 시즌 초반 보여줬던 무서운 공격포인트 행진도 재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리그 경기에서 다른 팀들보다 앞도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셀틱도 기성용 없이 승리하는 법을 안다. 셀틱이나 기성용으로서 서로 득이 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다.

마지막 변수는 있다. 셀틱의 유로파리그 조별예선 결과에 달렸다. I조 3위에 올라있는 셀틱이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한다면 리그 경기 출전 횟수는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학습효과를 단단히 경험한 레넌 감독이 시즌 초반처럼 기성용에게 무리한 출전을 요구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