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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22·셀틱)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닐 레넌 셀틱 감독이 기성용을 아끼고 있다.
던디전 교체 투입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기성용의 체력을 걱정하는 레넌 감독의 배려로 해석된다. 기성용은 올시즌 5골 5도움을 기록하며 셀틱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공격과 수비에 중추 역할을 했다. 레넌 감독은 페널티킥까지 기성용에게 전담케 하며 강한 믿음을 보였다. 과로증세를 보이기 전까지 셀틱의 리그 12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 9번 풀타임 활약했다. 일각에서는 유럽리그에서 뛰는 선수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뛰었다는 얘기까지 한다. 하지만 한 번 쓰러지고 난 뒤 최근 5경기에서 교체와 선발 출전을 병행하고 있다. 한 경기에 선발로 출전하면 다음 경기는 후반에 교체 투입되거나 결장하는 패턴이다. 셀틱은 최근 리그 5연승을 거두며 10점 이상으로 벌어졌던 리그 선두 레인저스와의 격차를 승점차 4로 좁혔다. 레넌 감독으로선 매경기 전력투구를 해야 레인저스를 따라잡을 수 있는 상황이지만 유로파리그 경기를 소화하는데다 리그 후반기 본격적인 우승 경쟁을 위해 로테이션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공격과 미드필더, 수비진에 중요 선수 한 명씩에게 번갈아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그 중심에 기성용이 있다.
기성용으로서도 반가운 일이다. 경기에 선별적으로 출전하며 체력을 아끼면 유로파리그 경기(16일 우디네세전)나 올드펌 더비(29일 레인저스전) 등 중요한 경기에 온 힘을 쏟아 낼 수 있다. 시즌 초반 보여줬던 무서운 공격포인트 행진도 재가동할 가능성이 높다. 리그 경기에서 다른 팀들보다 앞도적인 경기력을 보이고 있는 셀틱도 기성용 없이 승리하는 법을 안다. 셀틱이나 기성용으로서 서로 득이 되는 로테이션 시스템이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