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서 '닥공', '철퇴' 버린 전북-울산, 2차전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12-01 13:21


◇최강희 전북 감독(왼쪽)과 김호곤 울산 감독. 스포츠조선 DB

30일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1차전. 전북과 울산은 색깔을 바꿨다.

'닥공(닥치고 공격)'의 전북은 안정적으로, '철퇴(안정된 수비 구축 뒤 한방을 노리는 축구)'의 울산은 공격적으로 경기를 펼쳤다. 한달 가까이 쉬며 경기 감각이 떨어진 전북과 1차전에서 승부를 내야하는 울산의 상황이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결과는 갈렸지만 내용적으로는 두 팀 모두 원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울산의 상승세를 우려했던 최강희 전북 감독은 경기 후 "전반에 실점하지 않은 것이 승인"이라고 했다. 박원재-최철순 좌우 윙백이 공격까지 깊숙히 가담하던 전북은 정규리그와 달리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했다. 공세에 나선 울산은 설기현이 좌우를 흔들며 전북 수비진의 오버래핑을 원천 봉쇄했다. 루시오와 김신욱이 큰 움직임으로 전북의 수비를 흔들었다. 경기 전 "수비만해서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고 했던 김호곤 울산 감독의 의중이 맞아떨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결정력이 차이를 갈랐다. 울산은 승기를 잡을 수 있는 찬스에서 헛발질을 한 반면, 전북은 고비때마다 한방을 터뜨려준 에닝요의 활약으로 승리를 거뒀다.

그렇다면 4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2차전에 양 팀은 어떤 모습을 보일까. 결론적으로 1차전과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1차전보다 바뀐 색깔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전북은 원정 1차전에서 2골을 넣었다. 프로축구연맹은 이번 챔피언결정전부터 '원정 다득점 원칙'을 적용했다. 1,2차전 합계가 1승1패이거나 2경기 모두 무승부를 거둔 경우 골득실차까지 같을 때 원정골을 더 많이 넣은 팀이 승리한다는 원칙이다. 1차전에서 1대2로 패한 울산은 우승을 위해 2차전에서 최소 2점 이상을 넣어야 한다. 1차전보다 더 공격적인 경기운용이 필요하다.

반면 전북은 느긋하다. 0대1로만 패해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울산의 적극적인 공세가 예상되는 전반을 안정적으로 보내고, 체력이 떨어진 후반 승부를 보는 전략도 가능하다. 홈팬들 앞에서 특유의 닥공 축구를 펼칠 수 있지만, 지난 5일 알 사드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패배의 상처가 남아있다. 당시 전북은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자책골과 역습 한방에 무너졌다. 2차전이 1년 농사를 결정짓는 마지막 승부인만큼 무리할 이유가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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