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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선덜랜드 감독. 울버햄턴전 '배수의 진'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1-11-30 07:11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왼쪽)과 지동원.  사진제공=선덜랜드 구단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가 리그 최하위 위건에게 안방에서 1대2로 패했던 지난 27일(한국시각) 격앙된 선덜랜드 팬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엘리스 쇼트 구단주를 향해 소리쳤다.

"엘리스, 우린 요즘 (선덜랜드 때문에) 행복하지 않아요"라는 팬의 항의에 쇼트 구단주는 대답했다. "그럼 나는 행복하겠소?"

선덜랜드 홈 팬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감독 퇴출론이 고개를 들었다. 구단 수뇌부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날 선덜랜드는 초반 라르손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하고, 시종일관 압도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이기지 못했다. 찬스를 놓치면 찬스를 내주게 된다. 후반 인저리타임 종료 직전 웨스 브라운의 수비 실책으로 결국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했다. 이날 승리로 위건은 리그 최하위에서 탈출했다. 팬들은 흥분했고, '브루스 퇴출(Bruce Out)'이라는 악의적인 응원가가 그라운드를 뒤덮었다. 스티브 브루스 선덜랜드 감독의 입지가 한없이 좁아들었다. 조만간 쇼트 구단주, 니얼 퀸 회장 등 구단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브루스 감독으로서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13라운드에서 2승5무6패로 강등권 직전의 리그 16위다. 겨우 15골에 그친 '빈공'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다. 주공격수인 아사모아 기안이 갑작스레 아랍에미리트(UAE)리그 알아인으로 떠난 이후 공격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다. 주전 공격수인 '투톱' 스테판 세세뇽과 니클라스 벤트너는 각각 2골을 넣는데 그쳤다. 여전히 손발이 맞지 않는 모양새다. '유망주' 지동원과 코너 위컴이 각 1골을 기록했다. 3경기 연속 선발출전하며 기대를 부풀렸던 '지동원의 동기생' 위컴은 지난 맨유전에서 입은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크리스마스까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브루스 감독은 지동원을 여전히 후반 30분 이후 조커로 기용하며 조심스럽게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공격수들의 잇단 부진 속에 플레이메이커인 미드필더 라르손이 4골로 팀내 최다골을 기록중이다. 부상 공백이 길었던 맨유 출신 공격수 프레이저 캠벨의 컴백에 희망을 걸고 있다.

선덜랜드는 12월 5일 울버햄턴(17위) 원정, 12월 11일 블랙번(20위)과의 홈경기가 예정돼 있다.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두 팀과의 맞대결은 기회이자 위기다.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에서 약체들을 만났다. 하지만 패하거나 비길 경우 브루스 감독의 운명을 장담하기 힘들다. 지동원을 적극적으로 영입했고, 매경기 짧으나마 지속적인 출전기회를 보장하고 있는 '친한파' 브루스 감독의 거취에 한국 팬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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