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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에 설기현(32)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정규리그 6위로 6강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해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울산의 돌풍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 같다.
김호곤 울산 감독은 "설기현이 골 욕심을 내지 않고 상대 수비수들을 달고 활발하게 움직여 주기에 공간이 생긴다. 나름대로 팀에 많은 기여를 한다"고 했지만 골에 대한 갈증을 감출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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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적 말 수가 적은 설기현은 모범생이자 책임감이 강한 리더다. 설기현은 포항전에서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직접 차겠다고 마음 먹고 있었다고 했다. 23일 수원전 승부차기 때 첫번째 키커로 나선 설기현을 실축을 했다. 팀이 승리해 실수가 묻혔지만 만회를 하고 싶었다. 또 포항 모따와 황진성이 페널티킥을 실축한 상황에서 페널티킥 기회가 오면 후배들이 크게 부담을 갖게 될 것 같았단다. 필드 플레이어 최고참으로서의 책임감과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유럽리그를 뒤로 하고 돌아온 설기현은 부산에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울산 클럽하우스까지 자동차로 1시간이 넘는 거리를 출퇴근 한다. 김호곤 감독은 "설기현이 집중력이 필요할 때면 귀가하지 않고 클럽하우스에 머물곤 한다"고 귀띔한다.
광운대 재학중에 유럽으로 떠났던 설기현은 이제 K-리그 2년 차. 시즌 내내 활짝 웃지 못했던 설기현이 만들어가고 있는 '울산 매직'은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