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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 이적 후 최상의 몸 상태다."
하지만, 팀 복귀 후 박주영은 오히려 전보다 입지가 좁아진 모양새다. 두 경기 연속 출전명단에서 제외되어 벤치에도 앉지 못했다. 박주영은 24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르트문트(독일)와의 2011~2012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F조 5차전 출전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도르트문트의 가가와 신지(21·일본)가 선발출전해 최전방을 책임진 것과 비교가 됐다. 박주영 입장에서는 충분히 자존심이 구겨질 만한 상황이다.
체격과 스피드 부분에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을 좀처럼 벗어내지 못하는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지난 올림피크 마르세유(프랑스)전에서의 부진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박주영은 프랑스 리그1에서의 경험을 살려 마르세유전 활약이 기대됐었다. 그러나 한 템포 느린 움직임과 패스에 그쳤고 몸싸움에서도 곧잘 밀리는 모습으로 벵거 감독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당시 벵거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활약이 부족했다"며 박주영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현재 흐름을 보면 박주영이 당분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나 유럽챔피언스리그 무대에 나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판 페르시가 절정의 감각을 뽐내고 있는 한 기회는 칼링컵이나 FA컵에 맞춰질 가능성이 크다. 제르비뉴가 내년 1월 가봉-적도기니 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 코트디부아르 대표로 출전해 생기는 공백도 지금과 같은 분위기라면 박주영보다 아르샤빈이나 안드레 산토스가 메우게 될 것이 유력하다. 박주영 입장에서는 컨디션 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스피드를 더 키워 자신만의 무기를 어필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청용(23)이 볼턴의 공격 핵심으로 거듭났던 이유가 체격과 파워가 아닌 스피드와 위치선정, 골 결정력, 성실함에 있었다는 점을 참고할 만하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