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PO팀들, 대표선수 복귀에도 웃지 못하는 사연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1-16 15:01


15일 벌어진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5차전. 공격에 가담한 중앙 수비수 곽태휘가 헤딩슛이 빗나가자 아쉬워하고 있다. 베이루트(레바논)=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뛰어도 걱정, 못 뛰어도 걱정이다. 걱정이 현실로 다가왔다.

중동원정에 나선지 13일 만인 16일 오후 귀국한 축구대표팀. 19일 FC서울과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6강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는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은 주축선수인 곽태휘와 이재성 김영광이 팀에 합류하지만 한숨이 나올 것 같다.

그동안 대표팀에 가면 주로 벤치를 지켰던 곽태휘는 11일 아랍에미리트(UAE)전과 15일 레바논전에 잇따라 풀타임 출전했다. 2주 가까운 장기 원정과 긴 비행시간에 따른 극심한 피로를 풀 시간도 없이 17일 팀에 합류해 19일 원정경기로 치러지는 서울전에 나서야 한다.


11일 UAE전에서 상대 선수와 볼을 앞에두고 몸싸움을 하고 있는 이용래. 두바이(UAE)=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경기에 나선 곽태휘는 그래도 조금 낫다. 중앙 수비수 이재성과 골키퍼 김영광은 예상대로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계속 훈련을 해왔지만 열흘 이상 실전에 나서지 못했으니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주축 선수 3명이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대표팀에서 복귀한 이들의 피로감과 저하된 실전 감각이 어떤 식으로든 서울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울산은 중앙 수비수 곽태휘-이재성 콤비의 공백을 염두에 두고 지난 2주간 서울전을 준비했다. 올림픽대표팀,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과의 연습경기 2게임에 강민수-비니시우스(브라질) 조합을 가동했다. 지난 여름 팀에 합류한 비니시우스는 올시즌 1경기 교체 출전이 기록의 전부다.

김호곤 감독은 "열심히 준비를 했지만 걱정스럽다. 골키퍼는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컨디션 유지가 가능한 게 아니냐는 얘기를 하는데, 골키퍼도 경기에 나서지 못하면 감각을 잃어버린다"고 했다.


UAE전을 앞두고 10일 진행된 대표팀 훈련. 패스게임 중에 김창수(뒤)가 찬 공을 조병국이 다이빙을 해 잡아내고 있다. 두바이(UAE)=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일 맞붙는 수원 삼성과 부산 아이파크도 걱정을 안고 있다. 부산 오른쪽 윙백 김창수도 벤치만 지키다 귀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주장인 김창수는 부산을 정규리그 5위로 이끈 팀의 리더이다. 정규리그 30경기 중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 2경기를 제외하고 28경기에 선발 출전할 만큼 안익수 감독의 신뢰가 확고하다. 안 감독으로선 팀의 기둥인 김창수의 컨디션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수원의 수비형 미드필더 이용래는 UAE전엔 수비형 미드필더, 레바논전 땐 왼쪽 윙백으로 90분간 출전했다. 19일 경기에 나서야하는 울산 곽태휘보다 하루 더 쉴 수 있지만 아무래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는 힘들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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