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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하는 기술위원회 대표팀 색채를 지운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1-11 14:23


◇황보관 기술위원장

황보관 기술교육국장(46)이 수장이 된 기술위원회가 변신한다.

기존 기술위와는 선을 분명하게 긋는다. 그동안 기술위의 최대 권한은 각급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추천과 관리였다. 대표팀 감독은 기술위의 통제를 받았다. 경기력을 분석하는 과정에선 적잖게 마찰을 빚었다. A대표팀 사령탑들은 '감놔라 대추 놔라'식의 간섭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특히 기술위원장은 위원 중 일부를 측근으로 배치해 불신을 키웠다.

조광래 A대표팀 감독(56)이 폭발한 것은 단적인 예다. 조 감독은 5월 기자회견을 통해 기술위의 선수 선발권 침해를 공론화했다. 이회택 전 기술위원장(65)은 "조 감독은 내가 뽑은 사람이다. 운명을 함께 해야 하는 사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되돌릴 순 없었다.

대한축구협회가 기술교육국장을 위원장과 겸직시킨 점이 변화의 출발이다. 대표팀 중심에서 탈피한다.

황보 위원장은 취임 일성에 변화와 혁신의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대표팀이 아닌 한국 축구 전반의 기술 향상을 위해 뛰겠다고 했다. 10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안주하기 보다 새로운 100년을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0위에 진입해 안착할 수 있도록 치밀하게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경계선이 애매모호했던 대표팀의 모든 권한은 감독에게로 넘어간다. 황보 위원장은 벌써 대표팀과는 거리를 두는 눈치다. 대표팀 문제에 대해서는 두루뭉술하다. 그는 기술위와 조 감독의 대립에 대해 "사람은 정으로 통하는 사회적인 동물이다. 얘기하고 소통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다만 기술위의 임무는 한국 전체 기술적인 발전에 있다"며 한 발을 뺐다. 황보 위원장이 조 감독의 10년 후배여서 큰 목소리를 낼 수 도 없는 상황이다.

대신 기술위는 미래에 초점을 맞춘다. 우수 선수 육성을 위한 유소년과 지도자 시스템을 개편할 계획이다. 위원회의 인적 구성도 달라진다. 젊어진다. 능력 중심의 위원들로 새롭게 짜여질 것으로 보인다. 황보 위원장은 "될 수 있으면 P(프로페셔널)라이센스, A 라이센스 등 지도자 자격증이 있고, 공부를 많이 한 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고 했다.

기술위가 빠르게 변화하는 세계 축구 흐름에 얼마나 잘 적응할지 주목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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