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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서대세'라고 부른다. 최강희 전북 현대 감독은 '서국대'라고 했다. 요즘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2011년 K-리그 정규리그 1위 전북 현대의 유일한 국가대표 윙어 서정진(22)을 본 전북팬들은 "야, 국대 지나간다"고 했다. 그때마다 서정진의 반응은 그냥 피식 웃는다.
서정진은 특이하게 양발의 측면에 피로골절이 왔다. 그는 오다리 때문인 것 같다고 했다. 서정진의 뛰는 모습을 보고 최강희 감독이 지어준 별명이 오다리다. 달릴 때 양 다리가 동그라미 모양을 만든다. 어릴 때부터 그런 자세로 드리블 돌파를 즐겼다. 그러면서 양발의 측면에 충격이 많이 갔다고 한다. 발은 고생했지만 서정진은 K-리그 최고 드리블러 중 한명이 됐다. 서정진은 드리블 돌파 도중 순간적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발목꺾기'에 능하다. 어릴 때부터 수도 없이 연습해 경기 도중 자연스럽게 나온다. 요즘 서정진은 맨체스터 시티의 단신 윙어 다비드 실바(스페인)의 플레이를 주목해서 본다. 종으로 치고 나가는 파괴력 넘치는 드리블 돌파와 감각적인 패스 플레이를 배우고 싶다고 했다.
서정진(1m75)은 실바(1m70) 처럼 키가 크지 않다. 서정진은 대구화원초 4학년 때 형(현 고교 축구부 코치)을 따라 축구를 시작했다. 당시 서정진의 키는 반에서 늘 단신 1·2·3등에 꼽힐 정도로 작았다. 초등학교 졸업할 때 1m50이 안 됐다고 했다. 친척이 운영하는 한의원에서 키가 자라는데 도움이 되는 보약을 달고 먹었을 정도다. 그 덕분인지 지금은 1m70을 넘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서정진은 1일 전북 구단 숙소에서 가진 인터뷰 내내 흰 치아를 드러내며 웃었다. 처음 마주 앉은 낯선 기자가 짖궂은 질문을 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성격이 낙천적이라고 했다. 그는 "전북에 입단 후 웃는다고 엄청 혼났어요. 감독님이 훈련할 때 그라운드에서 진지해야지 웃으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고 말했다. 서정진의 웃는 얼굴은 서울 보인중과 보인정보산업고 시절 생겼다. 김석한 한국중등연맹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보인중고에서 볼을 차면서 단 한 번도 체벌을 당하지 않았다. 절대 지도자가 선수에게 손을 대지 못하게 했다. 서정진은 "다른 학교 선수들이 우리 학교를 무척 부러워했다. 정말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맘껏 하고 싶은 축구를 했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 한 해 선배인 현 국가대표 미드필더 구자철(볼프스부르크)과 죽이 잘 맞았다. 서정진은 "자철이 형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는데 빨리 건너오라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아직 서정진은 전북에서 더 보여줄게 많이 남았다. 당장 5일 알 사드(카타르)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놓고 격돌한다. 또 K-리그 챔피언결정전도 있다. 완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