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FC서울과 2011년 FC서울은 다르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10-31 13:27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 스포츠조선 DB.

2년 전과 동색이다. FC서울이 3위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1, 2위는 전북과 포항이다. 똑같은 3위지만 그 때는 잔뜩 찌푸렸지만, 올해는 맑게 개였다.

과거인 2009년은 악몽이었다. 2위 서울은 최종전에서 1위를 고대했다. 1위 전북과의 승점 차는 2점이었다. 3위 포항과의 격차도 승점 2점이었다. 마지막 라운드 상대는 전남이었다.

기대와 달리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됐다. 서울이은 전남과 1대1로 비겼다. 전북은 경남을 4대2로 꺾고 1위를 확정지었다. 포항은 수원에 1대0으로 신승했다. 골득실차에서 무너져 2위 자리를 내줬다. 나란히 승점 53점을 기록했지만 포항의 골득실차가 +22, 서울은 +20이었다. 3위로 추락했다. 기세가 꺾였다. 2위와 3위는 하늘과 땅 차이다. 2위는 플레이오프(PO)에 직행하는 것은 물론 다음 시즌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을 거머쥔다. 하지만 3위는 4~6위팀과 똑같이 6강 PO와 준PO를 치러야 한다.

주포 데얀도 잃었다. 후반 18분 기성용이 얻은 페널티킥을 실축한 그는 14분 뒤 선제골을 작렬시켰다. 환희도 잠시, 골에 도취돼 사고를 쳤다. 골 세리머니로 유니폼 상의를 벗은 그는 상대 벤치 앞에 그 유니폼을 던져 한 번에 경고 2장을 받고 퇴장당했다.

6강 PO 상대도 전남이었다. 데얀은 퇴장 징계로 출전하지 못했다. 공백은 컸다. 120분 연장 혈투 끝에 1대1로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다. 결국 세뇰 귀네슈 감독은 지휘봉을 놓았다. 3년간의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터키로 돌아갔다.

지난해 눈물을 털고 10년 만의 K-리그 정상에 오른 서울은 올시즌 다시 3위를 차지했다. 현재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일찌감치 2위가 멀어졌다. 최종전을 앞두고 4위였다. 3, 4위는 사실 큰 차이가 없다. 3위는 6강 PO에서 승리할 경우 홈에서 준PO를 개최하게 된다. 단 경쟁 상대가 특별했다. 수원이었다. 서울은 수원에 골득실차에서 1골 뒤져 있었다. 90분 향연이 끝난 후 운명이 바뀌었다. 서울은 경남을 3대0으로 꺾은 반면 수원은 제주에 2대0으로 이겼다. 승점(55점)과 골득실(+18)에서 동률을 이뤄 다득점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이 56골, 수원이 51골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하향 곡선이었다면 올해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전력 누수도 없다. 데얀이 몬테네그로 대표팀에 차출됐지만 6강 PO 출전에는 문제가 없다. 6강 PO상대는 울산(11월 19일·서울)이다.

사령탑은 물론 선수들도 자신감이 넘친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울산은 경험이 풍부하다. 큰 경기를 치러본 선수들이 많아 다소 염려스럽다. 결코 쉽게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예의를 갖춘 후 "전반과 후반전이 끝났다. 이제는 연장전이다. PO는 단판 승부다. 선수단의 응집력과 개개인의 능력들을 잘 조화시키겠다. 우리 선수들은 홈에서는 잠재력을 모두 다 뽑아낸다"고 밝혔다.


데얀은 "2009년은 잊을 수 없다. 내 실수지만 심판 판정에도 아쉬움이 있었다. 우린 그때와는 다르다. 경험이 풍부해졌고, 팀 플레이도 영리하고 짜임새가 넘친다. 올해에는 2009년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원사령관 하대성은 "수원에 앞서 3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기쁘다. 홈에서는 열리는 PO 2연전에서 모두 승리하며 목표인 우승까지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2011년의 서울은 어떤 결말일까. 운명의 시계는 포스트시즌을 향해 새롭게 출발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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