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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김형일 '주전'은 뺐겼지만 '주장'은 탁월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10-27 14:17


프로축구 FC서울과 포항스틸러스의 경기가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펼쳐졌다. 데얀과 김형일이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포항=전준엽 기자 noodle@sportschosun.com

'띠링'

23일 밤. 포항 선수단은 문자 하나를 받았다. 그리고는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 주장 김형일의 문자였다.

김형일은 선수들에게 '리그 우승하고 멋지게 마무리한 뒤 군대 다녀오겠습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선물도 덧붙였다. 한 장의 사진이었다. 이날 포항은 전남과 1대1로 비기며 2위를 확정지었다. 2012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김형일이 보낸 사진은 바로 그 출전권이었다. 팬이 자신에게 보낸 사진을 그대로 선수단에게 전파했다.


김형일이 문자로 팀선수들에게 선물한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 사진제공=포항스틸러스
선수들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주장의 몫이다. 하지만 김형일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최근 김형일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김형일은 19경기 출전에 그쳤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에 시달렸다. 중반을 넘어선 뒤에는 김원일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최근에는 주로 후반 교체 멤버로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마음 고생이 심했다. 여기에 올 시즌이 끝나자마자 군대에 가야한다. 내년부터는 상주상무에서 뛰게 된다. 주전에서 밀린데다 곧 떠날 팀임에도 김형일은 마지막까지 선수들의 사기를 붇돋워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포항은 김형일에게 소중한 팀이다. 대전에서 프로 데뷔를 한 김형일은 2008년 시즌 도중 포항으로 이적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준 팀이 포항이었다. 2009년과 2010년 주전으로 뛰었다. 한때 A대표팀 명단에도 올랐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도 나섰다. 모든 것이 포항으로 이적한 뒤였다.

비록 그라운드 위에서 자주 뛸 수는 없지만 작은 문자 하나로 팀의 사기를 드높여준 김형일. 그는 진정한 주장이 무엇인지를 보여주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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