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강 변수, 광주 부산 그리고 전북의 1위 확정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1-10-03 11:43 | 최종수정 2011-10-03 12:37


9월 25일 부산전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린 유종현이 두팔을 활짝 펴고 그라운드를 질주하고 있다. 이 경기에서 갈길 바쁜 부산은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사진제공=광주FC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었는데, 후춧가루 밖에 안 됐네요."

그랬다. 광주FC 관계자는 2일 울산 현대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하자 크게 아쉬워 했다. 그의 말 속에는 6강은 한 번도 꿈꿔보지 못한 신생팀이지만, 억대 연봉 선수가 수두룩한 상대를 압도하면서 경기를 주도했다는 자부심이 담겨 있었다. 한해 예산이 2~3배 많은 기업구단을 맞아 비긴 것도 잘 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차마 할 수 없었다.

피말리는 순위경쟁이 벌어지는 시즌 막판, 6강에 목을 맨 팀들에게는 얄밉지만 리그를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드는 게 하위권 팀들의 선전이다. 고춧가루 부대의 위력이 K-리그 판도를 쥐락펴락 한다. 3라운드를 남겨놓고 있는 가운데 6강 전쟁의 키워드는 '저승사자' 광주(승점 29·13위·2일 현재)와 부산 아이파크(승점 40·6위)를 중심으로 한 상위권 팀들간의 맞대결이다.

K-리그 막내 광주는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주 26라운드 부산전에서 광주는 경기 종료 직전 동점골을 터트려 2대2 무승부를 만들었다. 순식간에 승점 2가 날아간 부산은 패배의 후유증 때문인지 2일 경남FC(승점 36·9위)에 0대1로 졌다. 2일 울산(승점 39·7위)도 제대로 힘 한번 못 써보고 광주의 공세에 시달렸다. 울산의 강점인 제공권을 앞세운 '높이 축구'도 광주 장신 선수들에 막혀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16일 광주의 상대는 최근 3경기에서 무승(2무1패)에 그친 전남(승점 41·5위). 전남과 전남과 울산의 승점 차는 2점에 불과하다. 그런데 광주가 전남과의 원정경기를 벼르고 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광주는 지난 7월 임대선수 신분이던 브라질 공격수 주앙 파울로를 물밑에서 영입하려 했던 전남이 얄밉다.

최근 힘이 빠진 부산은 16일 제주(승점 37·8위), 22일 울산과 잇따라 만난다. 최근 3경기에서 1무2패로 주춤했던 부산으로선 물너설 수 없는 일전이다.

1위 경쟁도 6강 싸움의 변수다. 전남의 30라운드 최종전 상대는 전북 현대(승점 57·1위). 포항과 선두 경쟁 중인 전북이 남은 2경기에서 1위를 확정할 경우 전남과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 힘을 뺄 이유가 없다. 부산, 울산 등이 걱정하는 시나리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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