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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발전 요원한 여자축구, 그래도 희망을 봤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07:59


◇한국 여자축구의 발전이 요원한 가운데 2011년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그래도 도약의 여지가 남아있음을 증명했다. 29일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 고양 대교-인천 현대제철전이 열린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의 모습. 보은=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한국 여자축구의 국제적 위상과 현실은 아직까지 차이가 있다.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청소년 월드컵에서 20세 이하 대표팀이 3위를 차지한데 이어 17세 대표팀이 우승이라는 놀라운 성과를 거두면서 중흥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국내 리그의 발전은 미미하다. 부족한 관심과 적은 인력으로 WK-리그를 꾸려나가는 것이 대단할 정도로 저변이 미약하다. 기본적인 기록 정리부터 안되는 갑갑한 모습이 이어졌다. 예고없이 바뀌는 일정은 그나마 있던 팬들의 관심마저 등을 돌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청소년 무대에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2012년 런던올림픽 본선 진출에 실패한 것은 이런 여건과 무관치 않다.

냉정하게 과오를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세계 무대에서의 성과에 환호하던 1년 전과 현재를 비교해 보면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여자축구를 바라보는 팬들의 눈높이는 비교할 수도 없을 정도로 높아졌지만, 성장은 요원하다. 오규상 여자축구연맹 회장은 "그간 적자와 옅은 저변을 개선하는데 총력을 기울였으나, 아직까지 미비한 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오 회장은 내년부터는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 회장은 "올 시즌 여러가지 문제점들을 인식했고,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면서 "팬들에게 먼저 다가서는 행정을 통해 여자축구 발전 가속화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비난과 무관심 속에 열린 2011년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그래도 여자축구 발전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보여줬다. 고양 대교와 인천 현대제철 간의 챔피언결정 1, 2차전은 매 순간 땀을 쥐는 승부를 연출했다. 물고 물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대교의 우승을 이끈 주장 차연희(25)는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기 직전인 상황에서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현대제철 이계림(29)은 챔피언결정 2차전이 열린 29일 부친이 숨을 거뒀다는 사실을 모른 채 경기를 치렀고,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뒤 오열했다. 긴장과 감동, 환희와 한의 장이었다. 내년 시즌을 기약하면서 마무리 된 WK-리그는 아쉬움과 기대감을 남긴채 마무리 됐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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