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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알고보면 더 재미난 수원-서울전의 역사와 기록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30 14:38



10월 3일 개천절, 그들이 만난다.

단순한 축구가 아니다. 전쟁이다. 무대는 수원월드컵경기장, 3시30분 운명의 휘슬이 울린다.

K-리그 최고의 라이벌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결전이 임박했다, 결코 가까워질 수 없는 두 기둥이다. 기선을 제압하기 위해 상대팀 이름도 부르지 않을 때가 있다. "그 팀은…"이라며 깎아내린다.

그라운드에선 매번 갱없는 드라마가 연출된다. 팬들도 설렌다. 추억과 역사가 있다. 기록을 들여다보면 재미는 두 배로 늘어난다.

역대 전적에선 수원이 25승14무20패로 근소하게 앞서 있다. 하지만 끈은 더 팽팽해졌다. 최근 10년간은 15승7무15패로 호각지세다. 무승부도 사라지고 있다. 최근 3년간 3승3패로 혈전을 벌여왔다.

구름관중은 라이벌전의 백미다. 두 팀의 평균 관중은 2만3202명으로 올시즌 K-리그 평균 관중(1만126명)의 2.3배에 달한다. K-리그 통산 최다 관중 톱 10에 두 팀간 경기가 4번이나 들어있다.

수원은 이날 만석인 4만4000명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수원이 4만 달성을 노리는 이유는 또 있다. 홈에서 관중이 4만 이상 들어온 경기에서 무패 (3승1무)를 기록했다. 공교롭게 3승이 모두 서울전이었다.

K-리그 흥행 투톱 답게 두 팀은 관중이 많을 때 더 힘을 냈다. 홈과 원정을 떠나 수원은 관중이 4만명 이상 들어왔을 때 승률이 75%(13승2무7패)였다. 서울도 12승5무10패로 높은 승률(62.9%)을 보였다.


부작용은 동색이다. 희비의 결과는 치명적이다. 지난해에는 차범근 전 수원 감독, 올해엔 황보관 전 서울 감독이 직격탄을 맞았다. 차 감독은 지난해 초 서울 원정에서 1대3으로 패한 것이 연결고리가 돼 팀 사상 최다인 6연패를 기록했다. 중도 사퇴의 빌미가 됐다. 황보 감독도 그 길을 걸었다. 올시즌 K-리그 개막전에서 수원과 맞닥뜨렸다.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3월 한 달 동안 1무2패로 부진했다. 수원전 악몽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4월 결국 사퇴했다.

벤치에 새로운 구도가 형성됐다. 윤성효 수원 감독(49)이 황보 감독의 바통을 넘겨받은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과 첫 지략대결을 벌인다. 두 사령탑은 동래중-동래고-연세대 선-후배 사이다. 지난해 6월 수원 지휘봉을 잡은 윤 감독은 서울과 3차례 맞붙어 2승1패를 기록했다. 최 감독은 최초로 무대에 오른다.

현역시절 두 감독 모두 상대에 강했다. 스트라이커인 최 감독은 서울 시절 수원전에서 5골-2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1994년 입단, 2000년까지 활약하다 해외진출 후 2006년 다시 친정으로 돌아왔다. 1996년 창단멤버로 2000년까지 수원에서 뛴 윤 감독은 수비형 미드필더의 한계를 넘어 서울전에서 3골을 터트렸다.

현재 분위기는 엇갈렸다. 수원은 29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랐지만, 서울은 27일 8강에서 탈락했다. K-리그에선 서울이 3위(승점 48), 수원(승점 45)이 4에 포진해 있다. 결과에 따라 멀어질 수도, 순위기 뒤바뀔 수도 있다.

윤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4강과 8강의 전력차를 보여주겠다고 한다. 최 감독은 사생결단을 선언했다. 수원과 서울, 60번째 매치가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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