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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부상투혼으로 왕관 쓴 차연희 "이제 맘 편히 치료 받을래요"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29 21:23


◇고양 대교 주장 차연희는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딛고 소속팀을 2011년 WK-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29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인천 현대제철과의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은 뒤 활짝 웃고 있는 차연희. 보은=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정상이 아니에요. 아픈데도 참고 뛰는겁니다."

2011년 WK-리그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있던 고양 대교 주장 차연희(25)는 만신창이였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은 수술로 재활을 해야 할 만큼 악화된 상태였다. 구단 관계자도 "올 시즌을 마치면 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라며 근심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차연희는 출전을 마다하지 않았다. 주장이라는 책임감과 처음으로 나서는 W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정상에 서고자 하는 열망이 컸다. 부상투혼은 결국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렸다.

차연희가 29일 충북 보은공설운동장에서 펼쳐진 인천 현대제철과의 2011년 W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1골2도움의 맹활약으로 팀의 3대1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리그 1위 대교는 26일 챔피언결정 1차전(2대2 무승부) 전적 합계 1승1무로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 쥐었다. 리그 원년이었던 2009년 이후 2년 만에 다시 왕좌를 되찾았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 공격수로 꼽히는 차연희는 2009년 4월 독일 여자축구 1부 리그 SC07 바드 노이에나르에 입단했다. 한국 여자축구 해외 진출 1호였다. 1년 2개월 간 뛰면서 실력을 키웠다. 그러나 지난해 돌연 친정팀 대교로 복귀했다. 라이벌 현대제철과 수원FMC의 대규모 전력 보강으로 어려움에 처한 친정팀의 사정을 외면할 수 없었다. 대교는 그해 리그 3위에 그치면서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해만큼은 팀을 정상에 올려놓겠다고 다짐하며 이를 갈았다. 주장 완장을 차면서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 3~4년 전부터 속을 썩였던 무릎 부상은 리그 첫 경기 뒤 또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여자 대표팀 소속으로 6월 일본 에히메에서 치렀던 한-일전 뒤 증세가 더욱 악화됐지만, 꾹 참았다. 덕분에 팀은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26일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부진했던 차연희는 2차전에서 전반 30분 유한별의 선제골을 도왔고, 후반 8분에는 오른발로 직접 골망을 갈랐다. 후반 16분에는 쁘레치냐의 쐐기골까지 도우면서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는 승부를 결정지은 차연희의 몫이었다. 차연희는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우승을 하겠다고 다짐했는데 동료들과 함께 목표를 이뤄 기쁘다"면서 "우승 뒤 고민하지 말고 무릎 치료를 받겠다고 감독님과 약속했는데, 한 번 생각해봐야 겠다"고 활짝 웃었다.
보은=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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