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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얗게 염색한 김정우, 부상으로 신태용 감독 머리 하얗게 하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8:03


신태용 감독이 김정우의 부상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22일 복귀기자회견에서 신 감독이 김정우와 악수를 하며 반기고 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1.09.22/

김정우 복귀전으로 관심을 모은 25일 탄천종합운동장. 복귀만으로 충분한 화젠데 김정우는 한가지 옵션을 더 추가했다. 하얀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나온 것.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하는 젊은 신태용 감독은 "2일전 김정우가 감독실에 찾아와서 '염색해도 되겠냐'고 묻더라. 지금 아니면 영원히 할 수 있는 기회가 없을거 같다고 해서 허락했다"며 "대신 경기 지면 머리 밀어버리겠다고 했다"고 웃었다. 그러나 후반 21분 신 감독의 웃음은 멈췄다. 김정우가 왼쪽 무릎을 붙잡고 쓰러졌기 때문이다. 신 감독의 머리속은 김정우의 머리색깔만큼이나 하애졌다.

신 감독은 김정우의 복귀를 애타게 기다렸다. FA컵 우승을 위한 최고의 카드였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그의 복귀와 함께 여러가지 전술을 준비했다. '김정우의 포지션은 어디가 될 것이냐'는 취재진의 줄기찬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았다. 오로지 FA컵 결승에만 초점을 맞췄다. 그런 김정우가 쓰러졌으니 가슴을 쓸어내릴 수 밖에.

김정우는 후반 시작과 함께 섀도 스트라이커로 투입됐다. 그러나 문전을 침투하던 중 전남 수비와 부딪히며 21분만에 왼쪽 다리를 잡고 쓰러졌다. 치료를 받고 다시 그라운드에 복귀했지만, 다시 주저앉으며 교체돼 나왔다. 의료진에 업혀 나와 큰 부상이 아니냐는 걱정이 성남 관계자 사이에서 흘러나왔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성남 관계자는 김정우가 병원으로 가지 않고 라커룸에 있다며, 혼자 걸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했다. 신 감독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아직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들어가서 보니 물어보니 괜찮다고 하더라. 내일 병원가겠지만, 크게 걱정안해도 될 듯 하다"고 확인시켰다. 이어 "이제는 FA컵 우승 위해 아껴야겠다"고 농담을 던졌다.

신 감독은 김정우 복귀전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속내를 밝혔다. 전날 김정우와 미팅을 갖고 "김정우한테 '득점왕 만들어줄께'라고 했다. 그런데 데얀이 3골 넣더라, 그래서 포기하자고 했다"며 "복귀전에서 한골정도는 넣어야 하지 않을까 했다. 역전 결승골을 김정우가 넣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는데 실려나가면서 망쳤다. 사제밥이 익숙치 않은 모양이다"고 했다.

신 감독은 일단 FA컵 결승에 초점을 맞춘만큼 최대한 김정우를 아끼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경기 뛰면서 여러가지 실험할려고 했는데 옵션이 줄었다. 다음 경기는 안뛰게 할 생각이다. 몸을 더 만들어줘야할 것 같다. 포커스는 FA컵에 맞춰진다"고 말했다.


성남=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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