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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면제자' 슈바, 골 넣으면 총쏘는 이유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8:37


슈바. 스포츠조선 DB

포항의 외국인 선수 슈바와 모따(이상 브라질)의 골세리머니는 한결같다. 시즌 당 10골 가까이 넣는 선수들이지만 세리머니에 대해서는 별로 창의력을 발휘하지 않고 있다. 언제나 밀고 있는 '특유의' 세리머니 1개가 있다.

슈바는 '사격 세리머니'를 펼친다. 골을 넣으면 항상 가까운 쪽 코너 플래그로 향한다. 몸을 돌린 뒤 총쏘는 시늉을 한다. 따라오는 선수들 가운데 한 명은 꼭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는 덤블링으로 마무리한다.

그렇다고 슈바가 군대를 다녀온 것도 아니다. 브라질은 징병제 국가다. 성인 남자는 12개월 가량 군복무를 한다. 하지만 24만명의 병력을 유지하고 있다. 군입대 대상자가 더 많기 때문에 군면제자가 꽤 많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축구 선수들은 대부분 군면제를 받는다.

슈바가 사격 세리머니를 하는 이유는 '원샷원킬'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겠다는 뜻이다. 슈바의 아버지가 사냥꾼인 것도 영향을 받았다. 슈바는 어린시절부터 아버지가 총쏘는 모습을 보고 자랐다. 25일 상주와의 경기에서도 슈바는 사격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반 22분 아사모아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해 골로 연결했다. 시즌 6호골이었다. 슈바의 선제골에 힘입어 포항은 3대1로 승리했다. 덤블링은 하지 않았다. 부상 위험 때문이었다.

슈바의 골세리머니를 보고 의미심장한 웃음을 짓는 이가 있었다. 바로 수비수 김원일이었다. 김원일은 해병대에서 군생활을 했다. K-리그에서 흔치 않은 일반군 출신 예비역 선수다. 경기 후 김원일은 "슈바의 거총 자세를 봤다. 각이 살지 않았다. 시간이 나면 제대로 된 거총자세를 가르쳐주겠다"고 웃음지었다.
상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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