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센터백 김치우', 선수 부족 상주의 눈물겨운 고육지책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8:17


눈물겨웠다. 나설 선수가 없었다. 예상됐지만 실제로 보니 더욱 안쓰러웠다. 25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포항과의 2011년 K-리그 26라운드 상주상무는 '안쓰러움' 그자체였다.

상주는 이날 18명이 경기에 나섰다. K-리그는 선발 11명과 벤치 7명이 나서게 되어있다. 때문에 포항도 18명이 나섰다. 하지만 상주는 경기에 나선 18명이 선수단 전체였다. 군팀의 한계였다. 승부조작 사건으로 인해 선수들이 많이 팀을 떠난 여파가 컸다. 21일 김정우를 비롯해 15명의 선수들이 전역했다. 남은 선수는 19명이었다. 최효진이 경고누적으로 빠졌다. 때문에 18명만 나섰다.

이런 상주의 상황을 한번에 보여주는 것이 김치우였다. 김치우는 김치곤과 함께 포백의 중앙수비수로 나섰다. 김치우는 측면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가 주포지션이다. 개인적으로 중앙수비수 출전은 처음이었다. 인천에서 뛰던 시절 한번 정도 스리백에 중앙 수비수로 선 적만 있었다. 그것도 공식 경기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날은 어쩔 수 없었다. 주전 중앙수비수였던 윤신영 등이 전역했다. 대체자가 없었다. 김태완 상주 감독 대행은 어쩔 수 없이 기존 선수들을 테스트했다. 그나마 축구센스가 넘치는 김치우가 제일 나았다. 부대의 명령에 김치우는 부담스러웠지만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센터백 김치우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 측면과 중앙은 본질적으로 달랐다. 여기에 좌우 측면수비수로 나선 황병인과 이종찬은 첫 출전이었다. 포백의 밸런스가 무너졌다. 전반 22분과 43분 각각 슈바와 모따에게 허용한 골 역시 밸런스가 무너졌기 때문이었다. 주전 골키퍼 권순태도 100% 컨디션이 아니었다. 몸이 안 좋았다. 경기 중간 이상기와 교체됐다. 결국 상주는 포항에 1대3으로 졌다.

시즌 말미 선수 대거 이탈 상황은 이번 시즌만의 문제가 아니다. 특히 군복무기간이 21개월로 줄면서 더욱 심화됐다. 축구계에서는 선수들의 절반이 빠지는 시즌 말 상주와 만나는 팀들이 이득을 본다는 불만섞인 소리도 나오고 있다. 프로축구연맹과 국방부도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여러가지 방안을 구상중이지만 쉽지는 않다. 기초군사훈련 시기와 동계훈련 시기를 맞추기가 까다롭다.
상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