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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내부 경쟁'으로 공격본능 되찾았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1-09-25 13:56


슈팅을 시도하는 김현성. 사진제공=대구FC

2003년 K-리그에 데뷔한 대구가 축구팬들에게 임팩트를 남긴 것은 2006년 후기리그였다. 당시 대구를 맡았던 박종환 감독은 '공격앞으로'를 외쳤다. 후기리그 13경기에서 18골을 넣었다. 13경기에서 6승3무4패를 기록하며 후기리그 랭킹 4위에 올랐다. 플레이오프 진출(전기, 후기 우승팀. 통합순위 차상위팀)에는 실패했지만 공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듬해인 2007년 대구의 공격력은 폭발했다. 주포 이근호(감바 오사카)를 앞세워 26경기에서 35골을 뽑아냈다. 하지만 수비밸런스가 무너지면서 46골을 내주었다. 최종 순위는 14개팀 가운데 12위였다. 6강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대구는 공격본능을 잃었다. 2008년 26경기에서 16골을 넣는데 그쳤다. 2009년에는 20골을 넣었다. 득점왕을 차지했던 이동국(전북)이 넣었던 21골보다도 1골이 모자랐다. 답답한 축구를 거듭했다. 대구팬들의 경기장 나들이도 뜸해졌다. 힘든 시즌이었다.

2010년 부임한 이영진 감독은 팀체질개선에 나섰다. 패배의식을 털어버리는데 집중했다. 프로의식을 주문했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었다. 2010년 시즌 대구는 15개팀 가운데 15위에 그쳤다. 하지만 28경기에서 25골을 넣었다. 최근 3시즌 가운데 최다였다.

올 시즌 대구는 잃었던 공격 본능을 되찾았다. 25경기를 한 대구가 기록한 골은 32골이다. 경기당 1.28골이다. 이 추세로만 나간다면 올시즌은 38골까지 가능하다. 2003년 창단 이후 한 시즌 최다골기록이다. 순위도 급상승했다. 7승8무10패로 16개팀 가운데 11위에 올라있다. 남은 5경기동안 3승 이상을 거두어 10위 내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람대로만 된다면 시도민구단 6개 가운데 최고순위에 오를 수 있다.

답은 내부경쟁이었다. 김현성 송제헌 황일수 김민구 등이 주전 공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영진 감독은 이들에게 "최고의 몸상태를 보여주는 선수만이 선발출전한다"고 선포했다. 선수들은 팀훈련이 끝난 뒤 개인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골도 늘어났다. 김현성은 지난해 1골에서 올해 7골을 기록했다. 송제헌은 지난해 2골에서 올해 6골로 늘었다. 황일수는 4골3도움, 늦깍이 신인 김민구는 1골1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대구는 24일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1대2로 지면서 6강행이 어려워졌다. 하지만 이들 선수들의 발전 때문에 2012년 시즌은 밝다. 이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내가 원하는 축구를 하고 있다"고 웃으며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대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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