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원하늘숲길트레킹

스포츠조선

왜 이동국에게 두 번의 도움 정정이 일어난 걸까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1-09-22 14:41


◇전북 현대 이동국. 스포츠조선DB

참 희한한 일이다. 이번에도 이동국(32·전북 현대)이 잃어버릴 뻔한 도움을 찾았다.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에서만 두 번째 도움 기록 정정이다. 이렇게 해서 이동국에게 돌아간 도움이 총 3개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일부에선 K-리그 대표 킬러 이동국에게 이색적인 도움왕 기록을 만들어주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절대 그런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K-리그에서 기록 정정을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한 시즌에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기록원도 사람이다보니 복잡한 문전 혼전 상황에서 득점자는 물론이고 도움 선수를 경기 당시 정확하게 보는 것은 힘들 수 있다. 따라서 경기 뒤 해당 구단은 직접 경기를 뛴 선수를 통해 득점과 도움 정정 요청을 받곤 한다.

이동국과 전북은 이번 시즌 두 차례 기록 정정을 요구했다. 프로연맹은 전북 구단의 요청을 받고 기술위원회가 수차례 비디오 분석을 해본 결과, 이동국의 도움으로 잡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상황은 25라운드 경남-전북전(3대1 전북 승)에서 나왔다. 당초 전반 36분에 터진 루이스(전북)의 골은 도움자가 없었다. 당시 득점상황이 복잡했다. 이동국의 슈팅을 경남 GK 김병지가 쳐냈다. 그걸 보고 이동국이 달려들어갔고, 수비수가 뒤에서 태클을 했다. 이동국이 태클에 앞서 옆으로 볼을 내줬고, 루이스가 차 넣은 것이다. 기록원은 이동국의 패스를 빠트렸다. 연맹은 도저히 육안으로는 보기 힘든 상황이었고, 비디오 리플레이를 여러번 보고난 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 6라운드 전북-광주FC전(6대1 전북 승) 후에도 이동국의 기록은 2도움이 추가됐다. 당시 경기 직후 1도움에서 3도움으로 늘어났다. 당시에도 이동국은 경기 뒤 문제의 도움이 모두 자기의 발을 통해 패스가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김지웅의 첫 번째 골과 이승현의 세 번째 골이 이동국의 뒷꿈치 등을 맞고 득점자에게 이어진 걸 뒤늦게 인정했다.

이동국은 K-리그 25경기를 모두 선발 출전한 전북의 주 공격수다. 주로 상대 골대 앞에서 혼전 싸움을 자주 벌인다. 기록이 정정된 문제의 세 골 장면 모두 이 같은 문전 혼전 중에 벌어졌다. 이동국의 공격포인트를 올리겠다는 집중력이 약 100m 이상 떨어진 기록원의 눈에 잘 띄지 않을 수 있다.

이동국은 이런 우여곡절 끝에 이번 시즌 14도움으로 96년 라데(포항), 2003년 에드밀손(전북)이 세웠던 한 시즌 개인 최다 도움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10도움인 2위 염기훈(수원) 등과 4개차로 벌렸다.

전북은 이번 정규리그 페넌트레이스에서 제주전, 상주전, 수원전, 대전전, 전남전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동국이 1도움만 추가하면 K-리그 기록을 새로 쓰게 된다. 원톱 공격수가 도움왕에 등극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