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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선수로 못 이룬 올림픽의 꿈, 감독으로 이룰까?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9-21 11:51


2012년 런던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 오만전을 하루 앞둔 20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마무리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홍명보 감독.
창원=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선수로 4회 연속 월드컵 무대(1990년~2002년)를 밟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는 주장으로 한국의 4강을 이끄는 등 역사의 기록될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올림픽만 생각하면 마음 한구석이 허전하다. 유독 올림픽 본선 무대와는 인연이 없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에는 몇개월 차이로 나이 제한에 걸려 출전하지 못했다. 1996년 애틀란타올림픽은 와일드카드(23세 이하 연령제한에 상관없이 3명까지 선발 가능) 발탁이 유력했지만 당시 사령탑이던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이 끝내 그를 외면했다. 세 차례의 올림픽무대 도전 중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는건 2000년 시드니올림픽. 본선 무대를 앞둔 마지막 평가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입었다. 홍 감독은 회복되기를 기대하며 시드니행 비행기에 올랐지만 결과적으로 최종엔트리 제출을 앞두고 명단에서 제외되는 아픔을 맛봤다.

홍 감독은 "일본 J-리그에서 뛰면서 컨디션이 좋았었는데 아쉬웠다. 와일드카드로서의 책임감도 있어서 끝까지 뛰어보려고 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책임감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해 부상 회복이 더뎠던 것 같다. 3번의 올림픽을 뛰지 못해 아쉽다. 당시 대표팀 코칭스태프에게 미안한게 사실"이라며 아쉬워했다.

올림픽과의 악연은 8년 뒤 인연으로 바뀌었다. 2007년 올림픽대표팀 코치로 부임한 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본선무대를 지도자로 밟았다. 다시 4년이 흐른 지금 그는 감독이 되어 올림픽 본선 진출 도전에 나섰다.

홍 감독은 올림픽을 '기다림'이란 단어로 표현했다. 지난 6월 요르단과의 2차예선이 끝난 뒤에서도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최종예선에 진출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종예선을 목전에 두고도 "이제 기다려왔던 올림픽 최종예선이 코앞에 다가왔다"고 했다. 기다림이 길어던 만큼 본선진출에 대한 열망이 크다.

"선수시절 올림픽에 나가지 못한 아쉬움을 잊고 (감독으로서) 그동안 준비해왔던 것을 잘 펼쳐서 올림픽 무대에 나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내년 3월14일 카타르와의 마지막 경기까지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무대 진출을 위한 최종예선 대장정이 이제 막 시작됐다. 홍 감독은 "최종예선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에게 좋은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최종예선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올림픽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그에게 본선 진출은 자신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 될 것 같다.


창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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