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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42)의 '지도자 3막'은 어떤 그림일까.
7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 그의 지도력에 달렸다. 홍 감독은 2009년 2월 19일 코치에서 감독으로 명함을 바꿨다. 20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을 이끌었다. 달콤했다. 그 해 이집트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청소년월드컵에서 8강 신화를 이룩했다.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 김영권(21·오미야) 홍정호(22·제주)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 등 한국 축구 미래들이 세상에 나왔다.
지난해 광저우아시안게임은 두 번째 도전이었다. 희비의 쌍곡선을 그렸다. 기대가 실망으로, 다시 희망으로 바뀌었다. 금메달 외에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병역 혜택이 걸린 금메달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정신적 부담은 발을 무겁게 했다.
결승 진출 문턱인 4강전(0대1 패)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만나 연장 혈투 끝에 좌초다. 다행히 이란과의 3~4위전에서 명예회복했다. 1-3으로 뒤진 후반 33분 갱없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와일드카드 박주영이 골문을 열었다. 이어 지동원이 후반 43분과 44분 릴레이 포를 작렬시키며 극적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11분간의 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지동원이라는 대어가 탄생했다.
최종예선은 쉽지 않은 여정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과 함께 A조에 포진해 있다. 아시아에 배정된 본선행 티켓은 3.5장. 3개조로 나뉘어 펼쳐지는 최종예선에서 각 조 1위만 런던으로 향한다. 조 2위 3개팀은 남은 한 장의 플레이오프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최고의 성적을 거둔 팀이 아프리카 차순위팀과 다시 한번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홍 감독은 또 다른 실험 중이다. 유럽파인 구자철 지동원(20·선덜랜드)과 J-리거 김영권 등이 빠졌다. K-리그는 예외지만 올림픽 예선은 A매치와 달리 선수 소집 의무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다. 해외파의 경우 각 팀의 이해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뉴 페이스'들이 가세했다. 배천석(21·빗셀 고베) 고무열(21·포항) 정우영(22·교토) 김현성(22·대구) 장현수(20·연세대) 등이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이 스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종예선에서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홍 감독의 용병술이 어떻게 빛을 발할지가 관심이다.
홍 감독으로선 아시아를 넘어야 한다. 진정한 승부는 지금부터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