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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술' 왔냐?"
입술이 유난히 두꺼워 생긴 배천석의 별명 '입술.' 올림픽대표팀 코칭스태프가 배천석과의 첫 만남에서 별명을 지어줬단다.
장난끼 많은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모인 올림픽대표팀. 경기장에서는 진지한 표정으로 훈련하지만 사석에서는 이들의 장난끼가 그대로 표출된다. 그런데 선수들이 아닌 코칭스태프도 이에 동참했다고 한다. 언행이나 외모 닮은 꼴로 지어진 선수들의 별명, 파격적이었다. 올림픽대표팀 선수들의 별명을 파헤쳐 봤다.
'입술' 배천석의 별명은 다양하다. 처음에는 '촌놈'이었다. 경북 포항 출신 배천석이 대표팀에 처음 합류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에서 비롯된 것인데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임대 이적한 뒤에는 '고베'로도 불린다. 미드필더 고무열(21·포항)은 '고구마' '고무'로 불린다. 주로 홍 감독은 '고구마'를 즐겨 사용한다. 토속적(?)으로 생겼다는 이유다. 김봉수 골키퍼 코치가 하강진(22·성남)에게 하사한 별명은 '우사인 볼트'다. 하지만 선수들 사이에서는 '세일러 문'으로 통한다. 하강진은 "오재석이 주로 그렇게 부르는데 아무래도 예쁘게 생겼다고 그러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에 옆에서 듣고 있던 골키퍼 이범영(22·부산)이 반박했다. "그거, 비하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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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별명을 듣는 당사자의 심정은 어떨까. 배천석은 대환영이란다. "감독님이 '입술'이라고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나에게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이라 생각한다." 워낙 익숙한 별명이라 기분이 나쁜것도 전혀 없다고 한다. 협회 관계자도 "대표팀에 처음 소집되는 선수들은 서먹하게 마련인데 서로 별명을 지어주거나 부르기 시작하면 적응하기가 쉽다. 감독님이 가끔 선수들의 별명을 부르시면 화기애애해진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힘든 훈련 속에서도 대표팀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만드는 비결 중 하나는 바로 '별명'이었다.
창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