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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있다. 리그 5경기에서 21골을 몰아쳤다. 경기당 4.2골이다. 올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팀 가운데 단연 최고다. 상대가 약했던 것도 아니다. 라이벌 아스널에게 8골, 첼시에게 3골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의 축구는 한계가 있었다. 2008~2009시즌, 2010~2011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난 FC바르셀로나에게 힘도 쓰지 못하고 완패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리오넬 메시, 다비드 비야 등 라틴 선수들에게 크게 당한 퍼거슨 감독은 타개책으로 '스피드업'을 떠올렸다. 단순히 역습 스피드를 끌어올리겠다는게 아니다. 팀 전체의 스피드를 끌어올리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아스널이나 첼시전에서 두드러졌다.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 패스의 스피드를 끌어올렸다. 최후방에서부터 패스가 빠르게 이어졌다. 그 중심에는 라틴 계열 선수들이 있었다.
이들은 개인기가 좋다. 볼처리도 빠르다. 창조성도 뛰어나다. 이들이 공격과 수비를 이어주면서 맨유의 볼흐름은 더욱 유려해졌다. EPL에서 가장 패싱 게임을 잘한다는 아스널도, 볼점유율이 좋은 첼시도 맨유의 스피드를 따라가는데 애를 먹었다. 물론 약점도 있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는 편이다. 또 스피드를 강조하다보니 안정감이 떨어졌다. 안데르손의 경우 속도만 신경쓰다보니 몇차례 실수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시즌 초반이다. 퍼거슨 감독은 라틴 선수들이 보여주고 있는 스피드업 축구를 다른 선수들도 따라하길 바라고 있다. 팀 전체가 스피드업 축구를 완벽하게 장착하는 날, 바르셀로나와의 대등한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