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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팀인 상무 감독은 해마다 9월 중순쯤 되면 고민에 빠진다. 전역을 앞둔 선수의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다.
김 감독은 "선수 몇명은 장래에 대한 고민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했다. 마음이 편치찮은 선수를 경기에 내보낼 수 없는 노릇이다.
김정우의 경우 지난 경기에서 쉬었고, 상징적인 의미가 있기에 출전을 결정했다. 김 감독대행은 이날 김정우를 공격수가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초반 수비에 무게를 두겠다는 의도였다.
선수 개개인의 사정을 헤아려 출전을 결정했다. 수비수인 오창식은 원 소속팀 울산 복귀가 무산된 상황. 하지만 오창식은 김 감독대행에게 "마지막 경기에 나서 내 경기력을 한 번 더 보여주고 싶다"며 출전을 자원했다.
김영삼의 경우 상대팀이 울산이라는 점을 고려해 선발에서 제외했다. 김영삼은 전역 후 원 소속팀인 울산으로 복귀한다. 아무래도 이번 주에 복귀해아하는 팀을 상대로 경기에 나선다는 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 감독대행은 "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선수가 원 소속팀과 마지막 경기를 하게 되면 부담을 크게 갖게 된다. 김영삼도 마찬가지다. 그래도 선발 보다는 교체 출전하면 나을 것 같아 예비 명단에 넣었다"고 했다.
그럼 2년간 동고동락해온 사령탑의 마음은 어떨까. 김 감독대행은 "한마디로 허탈하다. 군인팀이기에 어쩔 수 없지만 2년간 손발을 맞춰온 선수를 떠나 보낼 때마다 마음이 안 좋다"고 했다. 상주 선수들은 18일 상주시가 마련한 전역 행사에 참가하고 마지막 휴가를 다녀온 뒤 21일 전역한다.
울산=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