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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이면서 붙박이 중앙 수비수, 그리고 팀 내 최다골. 별로 어울리지 않는 요소들이 어우러져 울산 현대 곽태휘(30)를 설명해 준다. 올 해 정규리그 23경기에 풀타임 출전해 6골(경기당 0.26골)을 터트려 후배 공격수 김신욱과 함께 팀 득점 공동 1위, 전체 공동 16위. 울산이 2011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4경기에서 기록한 25골 중 4분의 1을 만들었다. 곽태휘가 골을 넣은 4경기에서 울산은 3승1무를 기록했다. '골 넣는 수비수'라는 얘기를 들어왔지만 이쯤되면 공격수 겸 수비수라고 해도 될 것 같다.
곽태휘는 10일 제주 유나이티드전에서 헤딩골 2개를 넣어 팀의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3월 20일 광주FC전에 이어 올해 두번째 멀티골이었다.
무엇이 달라진 것일까. 경험과 절박한 팀 사정,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골게터 곽태휘를 만들었다. 올시즌 울산은 24경기에서 25골에 그칠 정도로 득점력이 떨어졌다. 공수 전환이 빠르지 못하다보니 역습이 잘 이뤄지지 않고, 공격루트가 단조롭다. 세트피스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m85의 장신에 제공권이 좋고 득점 감각이 탁월한 곽태휘는 올시즌 세트피스에서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고 있다. 물론 김호곤 감독의 주문이 뒤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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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고 있는 울산은 시즌 막판 6강 밖에서 맴돌고 있다. 14일 현재 9승5무10패(승점 32)로 9위다. 주장으로서 책임감이 강한 곽태휘는 "세트피스 찬스가 오면 팀에 기여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게 집중력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올시즌 6골 중 5골이 세트피스에서 나왔고, 1골은 페널티킥 골이었다.
그동안 우여곡절이 많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직전 연습경기에서 왼쪽 무릎을 다쳐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 카타르아시안컵 때는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다가 페널티킥을 내주는 등 마음 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이런 아픔이 오히려 경험이 되어 곽태휘의 축구인생을 더 알차게 채웠다. 곽태휘는 "어려운 일을 당해도 긍정적인 자세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땀을 흘리지 않고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는 걸 잘 안다"고 했다. 경험에다 피나는 훈련이 어우러져 골 넣는 공격수 곽태휘를 만든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