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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종현 강원 사장 20일만에 사퇴, 무슨 일 있었나?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10:20


◇남종현 강원FC 사장이 취임 20여일 만에 사퇴 의사를 드러내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1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강원-상주전에서 2대0 승리가 확정되자 기뻐하고 있는 남 사장의 모습. 스포츠조선DB

간신히 안정세를 찾아가던 강원FC가 또 다시 좌초 위기에 몰렸다.

8월 22일 강원 사장직에 취임한 남종현 그래미 회장(67)이 취임 20여일 만에 사퇴를 선언했다. 구단주인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사퇴 압력이 직접적인 이유라고 밝혔다. 남 사장은 14일 스포츠조선과의 통화에서 "취임 직후부터 최 지사가 사퇴할 것을 노골적으로 종용했다"면서 "공개석상에서 삿대질과 모욕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고, 열악한 구단 재정을 문제로 들어 감사를 실시하겠다고 압력을 넣었다. 순수한 의도로 수락한 사장 취임을 정치적으로 몰아가는 모습을 보며 회의감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최 지사는 7월 22일 김원동 전 사장이 퇴임한 뒤 임은주 을지대 교수(45)를 새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 그러나 구단 이사회의 반대에 부딪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남 사장이 강원 2대 사장으로 취임한 뒤 안팎에서는 '최 지사가 남 사장 선임을 두고 크게 불편해 하고 있다'는 말이 끊이지 않았다. 남 사장은 "취임 뒤 사재를 털어 선수단 후원에 발벗고 나섰고, 선수단은 연패를 끊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무관심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번 결정으로 강원은 다시 혼란에 휩싸이게 됐다. 신임 사장이 취임 20여일 만에 물러나면서 구단 행정 및 선수단 지원 공백이 다시 불거지게 됐다. 남 사장이 이사회 만장일치로 추대된만큼, 최 지사가 어떤 후보를 추천하더라도 이사회가 두 편으로 갈려 고성과 막말을 주고 받던 모습이 재현될 것이 불보듯 뻔한 상황이 됐다.

또 다른 논란의 불씨도 지펴졌다. 강원 개인 주주 중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남 사장은 "주주들이 모은 90억원의 재정 중 현재 10억원 만이 남았다. 구단 주주를 대표해 구단주의 방만한 운영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것이다. 변호사에게 법률 자문도 부탁해 놓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주주가 구단주에게 구단 운영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정 공방을 벌이는 것은 K-리그 초유의 사태다.

상처는 고스란히 선수단의 몫이 됐다. 남 사장은 "이런 일로 감독과 선수들을 힘들게 해 미안하다"면서 "최 지사가 외유 중이다. 귀국하는대로 뜻을 전하고 예정대로 사임할 것이지만, 선수들에게는 어떤 식으로든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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