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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성효 감독의 복덩이 박현범, 수원을 구하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9-14 21:55


박현범이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조바한(이란)과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회심의 오른발 슛을 날리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2011년은 박현범(24·수원)에게 잊지 못할 해가 될 듯하다.

박현범은 2008년 수원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했다. 19세 이하와 20세 이하 대표 출신으로 촉망받는 수비형 미드필더였다. 그러나 당시 소속팀에선 조원희(광저우 에버그란데)의 그늘에 가렸다. 2년 동안 32경기(3골-2도움)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좀 더 많은 출전기회를 잡고 싶었다. 박현범은 팬들에게 '그저 그런' 선수, 즉 평범한 선수로 기억되기 싫었다. 그러던 지난해 박경훈 제주 감독의 부름을 받고 둥지를 옮겼다. 이를 악물었다. 결과는 대성공. 단숨에 제주의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제주를 준우승으로 이끌면서 K-리그 정상급 미드필더로 우뚝 섰다. 지난해 말 잠시 A대표팀에도 선발됐다.

박현범은 올해도 제주의 핵심멤버였다. 올해 초 구자철이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한 공백을 잘 메웠다. 제주가 리그 선두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박현범은 전반기가 끝난 7월 말부터 친정팀으로 복귀할 수밖에 없었다. 제주는 올해 말 계약이 끝나는 박현범의 재계약을 위해 올해 초부터 협상을 했다. 박현범은 2008년 계약금 없이 프로 계약한 선수라 올해 말 제주와 계약이 끝나면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이적료를 한푼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한 제주는 재계약을 서둘렀다. 장래성을 감안해 3년 장기 계약을 제안했다. 하지만 에이전트가 없어 직접 테이블에 앉은 박현범은 1년 계약을 고수했다. 그러면서 올해 연봉(2~3억원·추정치)의 두배에 달하는 인상안을 제안했다. 팀 내 최고 연봉 수준이었다. 뜻하지 않은 파격 요구에 제주는 한 발 물러섰다가 줄다리기 협상을 해왔다. 하지만 박현범의 뜻이 완강하자 결국 이적시장에 내놓았다. 수원은 실력이 일취월장한 박현범을 다시 불러들였다.

7월까지 9위에 머물던 수원은 날개를 달았다. 박현범의 영입 이후 고공행진을 했다. 4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박현범은 아시아무대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14일 조바한(이란)과의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1대1 무)에서 0-1로 뒤진 후반 21분 천금같은 동점골을 터뜨렸다. 오른쪽 측면에서 박종진의 크로스를 문전 쇄도하며 논스톱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중원에서 이용래와 함께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박현범은 윤성효 수원 감독의 '복덩이'가 됐다.

한편, 같은 날 전북은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 2대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날 이동국은 대회 4호골과 5호골을 터뜨렸지만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수원=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1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전적(14일)

세레소 오사카 3-2 전북

수원 1-1 조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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