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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미소 속에 감춘 두 감독의 칼날, 최용수 감독은?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13 21:24


◇사우디의 명문 클럽 알 이티하드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앞둔 최용수 FC서울 감독대행은 "이기기 위해서 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제댜(사우디아라비아)=사진공동취재단

결전을 앞둔 두 사령탑은 미소를 흘렸다. 칼끝을 감추는 듯 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K-리그 디펜딩챔피언 FC서울은 10일 지옥 중동 원정길에 올랐다. 추석 명절을 누리는 것은 사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4강 진출의 첫 단추를 꿴다. 15일 오전 2시35분(이하 한국시각) 중동의 명문 알 이티하드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알 이티하드는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에 올랐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40)과 디미트리 다비도비치 알 이티하드 감독(67)은 13일 제다 매리어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구 원정의 악몽은 없었다. 서울은 9일 약체인 대구에 1대2로 패하며 K-리그 연승 행진이 7에서 멈췄다. 최 감독은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원정과 무더운 날씨 등 쉽지 않은 일전이다. 그러나 준비한대로 경기를 펼치면 충분히 원하는 성과를 가져갈 것으로 생각한다"며 "우리 팀은 7연승을 달리다 패배를 안고 원정길에 올랐다. 그 결과가 8강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알 이티하드를 잡을 준비가 돼 있다.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세르비아 태생이지만 벨기에 국적을 가진 다비도비치 감독도 "우린 사우디 클럽 중 유일하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남은 팀이다. 서포터스들이 아시안 챔피언을 외친다. 비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신의 힘으로 골을 넣을 것이다. 사우디를 대표해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서울은 올시즌 정규리그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FA컵, 컵대회 등에서 24경기를 치렀다. 사우디 리그는 지난 주말 개막됐다. 알 이티하드는 10일 알 타아원을 5대3으로 격파했다. 최 감독은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공수 조직력이 안정돼 있다.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알 이티하드는 이제 개막전을 치러 조직력에서 문제가 있을 수 있다. 24경기를 치른 것은 오히려 우리 팀의 장점"이라고 했다. 다비도비치 감독도 "훈련 시간은 길지 않았다. 경기가 많지 않아 경기력이 안 나온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개막전 승리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중동 원정은 불편하다. 학습효과는 있다. 조광래호는 불과 일주일여 전인 7일 쿠웨이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2차전을 치렀다. 1대1로 비기며 험난한 벽을 피부로 느꼈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이를 백분 활용할 계획이다. 제다도 쿠웨이트와 환경이 비슷하다. 낮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고, 밤에도 30도를 웃돈다. 경기는 현지시각 오후 8시35분 시작된다. 폭염과 푹푹 빠지는 '모래 잔디'의 암초를 넘어야 한다. 특히 사우디 원정은 가장 악명이 높다. 응원은 광적이다. 전통악기를 이용해 90분 내내 열광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수문장 김용대는 "원정이고 관중이 많다고 해서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 우리도 홈경기에서는 많은 관중이 몰린다. 많은 관중에 준비가 충분히 돼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최 감독은 2차전(27일)이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모험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을 구상 중이다. 키워드는 체력 안배를 통한 완급 조절이다. 조화가 이뤄지면 볼점유율도 높일 수 있다. 후방을 든든히 한 후 역습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서울은 올시즌 목표로 K-리그 2연패와 아시아 정상을 내걸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여전히 꿈은 살아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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