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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유럽파 중) 내가 제일 잘 나가'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1-09-13 12:47 | 최종수정 2011-09-13 12:58


셀틱 기성용. 스포츠조선DB

'기라드' 기성용(22·셀틱)의 기세가 무섭다. 거침없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각) 끝난 2011~2012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SPL) 7라운드 마더웰과의 홈경기에서 시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터뜨리며 지난 시즌 정규리그(26경기)에서 기록한 3골과 동률을 이뤘다. 팀내 득점 랭킹 1위이자 스티븐 존 나이스미스(레인저스)와 폴 헤퍼난(킬마녹·이상 4골)에 이은 SPL 득점 공동 3위. "6골을 넣고싶다"던 목표치도 6경기 만에 절반을 넘어섰다.

데뷔골을 터뜨린 지동원(20·선덜랜드)을 제외하면 다른 유럽파들의 성적과 비교해도 돋보인다. 박지성(30·잉글랜드 맨유)은 2경기 출전(1골)에 그쳤고, 박주영(26·잉글랜드 아스널)은 이적으로 아직 출전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정조국(27·프랑스 오세르) 남태희(20·프랑스 발랑시엔) 구자철(22·독일 볼프스부르크)은 주전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를 지키고 있다. 차두리(31·스코틀랜드 셀틱) 손흥민(19·독일 함부르크) 이청용(23·잉글랜드 볼턴)은 부상에서 회복 중이다.

이쯤이면 당당하게 외칠 만하다. '(유럽파 중) 내가 제일 잘 나가.'

기량이 만개했다. 지난해 여름에는 남아공월드컵 출전으로 휴식없이 뛰었지만 올시즌 재충전 기간 동안 등산과 피트니스센터를 오가며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 특히 매일같이 산에 오르며 하체 단련에 힘을 쏟은 결과 개막전부터 수준 높은 기량을 펼쳐보이고 있다. 슈팅에 정확도와 파워가 더해졌다. 올시즌 3골 중 2골이 모두 강력한 중거리 슈팅에서 나왔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팀내 입지가 탄탄한 것도 기성용이 제일 잘나가는 이유 중 하나. 기성용은 닐 레넌 셀틱 감독의 주문에 따라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100%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SPL 무대 진출 세 시즌 만에 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성장하며 올시즌 정규리그 전 경기에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다른 유럽파들의 머리 속을 가득 메울 선발 출전에 대한 고민은 그에게 사치다.

EPL 무대 진출의 꿈도 그를 채찍질하고 있다. 레넌 감독은 기성용의 몸값을 1000만파운드(약 178억원)로 공식화했다. 여름이적시장은 물건너 갔지만 겨울 이적시장을 노리고 있다. 올시즌 활약에 따라 유니폼의 색깔과 몸값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시즌 득점 페이스로 보면 수치 상 정규리그 19골(38경기)까지 가능하다. 골잡이가 아닌 것을 감안하더라도 두자릿수 득점을 넘볼 만하다. 수비형 미드필더가 득점 능력까지 갖췄다면 EPL 팀들이 군침을 흘리기에 충분하다.

셀틱은 올시즌 유로파리그 본선 무대에 진출해 16일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1차전을 앞두고 있다. 유럽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유로파리그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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