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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FC서울 지옥 중동원정, 조광래호 학습효과 누린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1-09-12 20:33 | 최종수정 2011-09-13 08:09



추석 명절을 누리는 것은 사치였다.

FC서울은 10일 지옥 중동 원정길에 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4강 진출의 첫 단추를 꿴다. 15일 오전 2시35분(이하 한국시각) 중동의 최강클럽 알 이티하드와 아시아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알 이티하드는 2004년과 2005년 2년 연속 아시아 정상에 올랐고, 2009년에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K-리그와도 인연이 깊다. 천적으로 괴롭히다 2년 전 악몽에서 탈출했다. 2004년 전북과 성남이 4강과 결승에서 눈물을 흘렸다. 특히 성남은 1차전 원정에서 3대1로 이겼다. 그러나 2차전 홈에서 0대5로 참패하며 우승컵을 헌납했다. 2005년에는 부산이 4강전에서 2연패했다. 2009년 반전이 이뤄졌다. 포항과 피날레무대에서 격돌했다. K-리그가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포항이 알 이티하드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세월이 돌고 돌아 알 이티하드는 올해 K-리그 디펜딩챔피언 서울의 8강 상대다. 대구 원정의 악몽은 잊었다. 서울은 9일 약체인 대구에 1대2로 패하며 K-리그 연승 행진이 7에서 멈췄다. 중원사령관 하대성이 경고누적, 현영민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멈출 수 없다. 기댈 곳도 있다. 지난해 성남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몰리나와 특급 용병 데얀은 상대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아시아 무대 최고의 공격수다. 토종 선수들도 국내 최고 수준이다.

중동 원정은 불편하다. 학습효과가 있다. 조광래호는 불과 일주일여 전인 7일 쿠웨이트와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2차전을 치렀다. 1대1로 비기며 험난한 벽을 피부로 느꼈다.

최용수 감독대행은 이를 백분 활용할 계획이다. 제다도 쿠웨이트와 환경이 비슷하다. 낮 기온은 섭씨 40도를 넘고, 밤에도 섭씨 30도를 웃돈다. 경기 시간은 현지시각으로 오후 8시35이다.

A대표팀은 처음에는 날씨와 잔디 적응에 문제가 없다고 했지만 경기 후 입장이 180도 달라졌다. 폭염과 푹푹 빠지는 낯선 '모래 잔디'에 발목이 잡혔다.

사우디 원정은 가장 악명이 높다. 이중고다. 사우디는 축구를 빼고 이렇다 할 스포츠가 없다. 응원은 광적이다. 전통악기를 이용해 90분내내 열광적인 에너지를 뿜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여성관중은 찾아볼 수도 없다.


최 감독은 2차전(27일)이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모험은 하지 않을 계획이다.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해법을 구상 중이다. 키워드는 체력 안배를 통한 완급 조절이다. 조화가 이뤄지면 볼점유율도 높힐 수 있다. 후방을 든든히 한 후 역습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무승부만 기록해도 성공이다.

서울은 올시즌 목표로 K-리그 2연패와 아시아 정상을 내걸었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여전히 꿈은 살아있다. 최 감독은 "대구전에서 패한 어수선한 분위기는 더 이상 없다. 선수들과 의기투합해서 원정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제다(사우디아라비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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