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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원정 A대표팀 버스 하루 만에 바뀐 사연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04 13:36 | 최종수정 2011-09-04 13:44


◇쿠웨이트 원정에 나선 A대표팀이 버스 업체를 교체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4일(한국시각) A대표팀 훈련이 펼쳐졌던 쿠웨이트시티의 모하메드 알 하마드 스타디움.

쿠웨이트시티에 입성한 A대표팀의 버스가 하루만에 바뀌었다.

선수단의 발인 버스는 왠만하면 바뀌지 않는다. 홈팀 축구협회에서 알선해 준 업체와 계약을 하는데, 대개 최상의 조건이나 시설을 갖춘 버스가 사용된다. 조광래 감독이나 A대표팀 선수단은 쿠웨이트 입성 전까지 버스 문제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나 엉뚱한 곳에서 발목을 잡히자 생각이 바뀌었다. 14시간의 여독을 풀고자 신속하게 공항을 빠져 나왔으나, 버스기사가 숙소인 크라운 프라자 호텔을 찾지를 못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간신히 찾은 호텔 앞 길이 막혀 있다며 '통제로 인해 안 쪽으로 들어가지 못하겠다'는 말만 할 뿐,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내놓지 못했다.

조 감독이 결국 폭발했다. 금쪽같은 휴식 시간을 길거리에서 허비하고 있으니 화가 날 만했다. 대표팀 관계자를 불러 '내가 현역시절 중동 원정을 다닐 때나 탔던 것 같은 버스가 아직도 다니느냐'며 버럭 화를 냈단다. 버스기사에 대한 불만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결국 축구협회 관계자들은 이날 버스 업체와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버스를 구하기로 했다.

쿠웨이트전을 앞두고 미심쩍은 부분을 일찌감치 벗어나고자 하는 경계심과 레바논전 대승으로 자칫 풀어질 수도 있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을 다시 조이기 위한 결정이다. 조 감독이 앞장서는 모습은 선수들에게도 자극제가 될 만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1시간이면 시내 전체를 돌아다니는 곳인데 길을 못 찾는다니 이해가 가질 않는다. 버스기사가 일부러 그랬나 하는 생각도 든다"면서 "빨리 (업체변경) 결정을 내리기는 했는데 내일은 또 어떨지 모르겠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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