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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조광래호 입성 첫날부터 원정 텃세?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1-09-03 17:19


중동의 원정 텃세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깐깐한 입국 심사는 애교로 봐줄 만하다. 살인적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의 더위에 입에 맞지 않는 식단 등 어려움의 연속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팬들이 선수단 숙소까지 몰려와 자동차 경적을 울리면서 선수들의 휴식을 방해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좀 나아졌다는 평가지만, 중동 텃세는 모든 원정팀들이 피하고 싶은 문제다.

레바논전을 마친 뒤 곧바로 쿠웨이트 원정길에 오른 조광래호는 3일(한국시각) 현지 도착 시점부터 텃세 아닌 텃세를 겪어야 했다. 쿠웨이트 국제공항 도착 직후에는 현지 축구협회 관계자의 안내 속에 빠르게 수속을 마치고 입국장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 14시간이 넘는 장거리 원정길을 달렸던 선수단에게는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문제는 이후 발생했다.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숙소인 쿠웨이트시티의 크라운 프라자 호텔을 찾지 못해 헤매기 시작한 것. 공항에서 호텔까지 거리가 10분 밖에 걸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버스기사는 '길을 잘 모르겠다'며 뱅뱅 돌았다. 호텔에는 미리 파견되어 있던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조리장이 선수단 식사를 준비했지만, 도착 시간이 늦어지면서 식사를 하기 애매한 시간이 되어 버렸다. 선수단과 동행한 A대표팀 관계자는 '조광래 감독이 역정을 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는 한국전을 앞두고 한껏 고무된 모양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3차예선 1차전 원정에서 3대2 승리를 거두면서 한국과 같은 승점 3을 기록했다. 7일 한국전에서는 홈 이점을 살려 내심 승리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날 자국 대표팀을 보기 위해 공항에 온 쿠웨이트 현지 취재진도 한국의 입성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레바논전에 나섰던 대표팀 선수 정보를 묻고 쿠웨이트전에 어떻게 나설지 질문을 쏟아냈다. 이런 분위기가 한국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모양새다. 그동안 한국은 쿠웨이트와 역대전적에서 백중세를 이뤘다. 8승3무8패다. 최근 3연승을 거두고 있으나, 마지막 경기를 치른지 6년이나 됐다. 쿠웨이트는 최근 세대교체를 하면서 전력이 상승세에 있다는 평가다. 조광래호는 이런 분위기에 굳이 텃세까지 더해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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