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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조용했다. 레바논전 대승의 분위기는 불과 몇 시간 이어지지 않았다.
A대표팀이 레바논전 직후 쿠웨이트 원정길에 올랐다. 경기 직후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를 거쳐 쿠웨이트시티까지 이동하는데 까지 14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동안 A대표팀 선수단은 조용하기만 했다. 레바논전 6대0 대승의 기억은 잊어버린 듯 했다.
기분좋은 승리지만 고무될 필요까지는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레바논은 국제축구연맹(FIFA) 8월 세계랭킹이 160위(쿠웨이트 95위·UAE 108위)로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B조 최약체다. 경기 내용상 더 많은 점수가 났어야 했던 경기다.
조 감독의 영향도 컸다. 조 감독은 8월 28일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선수들을 불러모은 시점부터 강한 정신력을 주문했다. 일장연설은 예사였고 호통도 마다하지 않았다. 8월 10일 한-일전 참패의 아픔을 털고 브라질월드컵으로 가는 길을 탄탄하게 닦기 위해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 조 감독의 판단이었다. 강화된 정신력은 레바논전 대승으로 증명됐다.
좋은 분위기다. 쿠웨이트는 3차예선 B조에서 한국에 이은 조 2위를 차지할 것이 유력한 팀이다. UAE 원정으로 치른 3차예선 1차전에서 3대2로 승리해 승점은 한국과 같은 3이다. 쿠웨이트 원정 승리는 조광래호의 3차예선 순항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경기다. A대표팀은 정신력 재무장으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쿠웨이트 원정 승리를 향한 첫 걸음을 떼었다.
쿠웨이트시티=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