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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 이적은 박주영이 그토록 열망했던 유럽클럽대항전에 출전하는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는 것을 뜻한다.
첫 도전에서 옛 스승과 만나게 됐다. FC서울을 지도했던 세뇰 귀네슈 감독이다. 귀네슈 감독은 2007년 서울에 부임해 이듬해까지 박주영과 함께 했다. 2008년 시즌 중 박주영이 모나코로 떠날 때 누구보다 응원했던 지도자다. 귀네슈 감독은 지난 시즌 트라브존스포르를 2위로 이끌었으나, 1위 페네르바체에게 밀려 챔피언스리 본선에는 나설 수 없었다. 하지만 페네르바체가 승부조작 파문으로 출전권을 박탈당해 기회를 얻게 됐다. 귀네슈 감독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박주영과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박주영에게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비록 동반자는 되지 못했지만, 한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나는 인연을 갖게 됐다.
CSKA모스크바와 인터 밀란을 상대로는 미니 한-일전을 치를 예정이다. 두 팀에는 일본 대표팀의 주축인 혼다 게이스케(25·CSKA모스크바)와 나가토모 유토(26·인터 밀란)가 뛰고 있다. 혼다와 나가토모 모두 팀 내 입지가 탄탄해 본선 맞대결이 유력하다. 박주영은 일본에게 빚이 있다. 10일 한-일전에서 주장 완장을 찼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에게 0대3으로 패하는 굴욕을 맛봤다. 이적을 준비하느라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A대표팀에 짐만 됐다는 아쉬움이 컸다. 챔피언스리그는 이런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