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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과 영화배우 하지원(33)이 만났다. 영화 7광구가 한창 상영중이고 현재 탁구 영화 코리아를 촬영 중인 하지원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구를 깜짝 방문했다. 육상 꿈나무 멘토프로그램(국가대표와 유망주를 1대1로 연결해주는 것)의 명예코치를 맡았다. 그가 위촉식 행사장에 나타나자 환호성이 터졌고 선수들도 유명 여배우의 출연에 한참을 멍하니 쳐다봤다.
최근 몇 년간 하지원은 연이어 작품에 출연했다. 공교롭게 작품이 달리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었다. 영화 속에서 현정화 처럼 날쌔고 당찬 모습을 보여주어야 했다. 그래서 몸을 날렵하게 만들었다. 달리고 또 달렸다. 운동 선수 처럼 되기 위해 탄산음료도 먹지 않았다. 7광구 때는 7개월 동안 체력 단련 프로그램을 따라했다. 하지원은 "대개 여성들은 뛸 때 팔이 벌어지고 엉덩이가 흔들린다. 여전자가 되기 위해 멋있게 뛰는 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허벅지가 단단해졌다고 한다.
하지원은 스포츠가 주는 감동 스토리에 매력을 느껴 작품을 선택한다. 땀과 노력, 불굴에 대한 투지가 담긴 시나리오를 고르다 보니 결국 운동 선수의 삶이 많았다. 그는 "액션 영화보다 국가대표 또는 선수의 삶을 담은 영화가 10배 정도 힘들다"면서 "스포츠는 거짓말을 못한다. 국가대표 처럼 보이기 위해 똑같이 흉내내다 보니 정말 운동 선수가 대단하다는 걸 알게 된다"고 했다.
하지원에게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태극전사들에게 뭘 기대하느냐고 물었다. 기자가 "메달은 따기 힘들다"고 하자, "왜요. 저는 그렇지 않는데. 안 될 거라는 생각은 안 한다"면서 "불가능한 것은 없다고 본다. 메달 획득이 기적도 아니다. 정말 열심히 하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하지원에게 한방을 제대로 얻어 맞은 느낌이 들었다.
대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