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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 공격수 고무열(21)은 K-리그 선두 전북 현대를 두 달째 추격하고 있는 포항 스틸러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구FC전에서 저지른 실수가 오히려 약이 됐다는 것이 고무열의 설명이다. 팀이 1-0으로 앞서던 후반 막판 골키퍼와의 1대1 찬스를 허망하게 날렸다. 이후 포항은 대구에게 후반 추가시간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1대1로 비겼다. 선두 전북을 따라잡기 위해 승점 1이 아쉬운 상황이었기에 고무열의 상심이 컸다. 경기 후 숙소인 송라클럽하우스에 들어가 방에 틀어박혀 경기 비디오를 보고 또 봤다. 황 감독에게 직접 찾아가 조언도 구했다. 고무열은 "(감독님이) 공격수답게 찬스를 한 번에 마무리할 수 있는 집중력과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찬스에서의 내 활약에 승패가 좌우된다고 말해주셨다. 느낀 바가 컸다"고 밝혔다.
이후 고무열은 두 경기 연속골로 스승의 조언에 보답했다. 포항은 고무열의 두 골로 2연승을 거두며 단숨에 승점 6을 얻었다. 강원전 승리로 승점 40이 되면서 이날 대구와 비긴 전북(승점 44)과의 승점차는 6에서 4로 줄어 들었다. 고무열은 "중요한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냈다. 결승골을 넣어 기쁘다. 찬스가 올 때 집중력이 잘 발휘되는 것이 무엇보다 만족스럽다"고 웃었다.
특급 신인의 모습을 좀처럼 보기 힘든 올해 K-리그에서 고무열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이날 경기까지 19경기서 6골1도움을 기록했다. 신인왕 이야기가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황 감독은 "밥에 숟가락은 얹어진 상태다. 이제는 고무열이 하기 나름"이라고 분발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고무열은 "잘 알고 있다. 욕심도 난다"면서도 "지금 중요한 것은 팀이 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는 것과 내년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는 것이다. 그 다음에 (신인왕을) 생각해보고 싶다"고 답했다.
강릉=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