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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우-혼다 인천공항서 조우, 왜?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1-08-08 16:32


한국과 일본 축구의 스타 플레이어 김정우(뒷 모습)와 혼다 게이스케(왼쪽에서 두 번째)가 8일 인천공항 환승 라운지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공항=박재호 기자

김정우(29·상주 상무)와 혼다 게이스케(25·CSKA 모스크바)가 8개월여 만에 조우했다. 장소는 8일 오전 인천공항 환승 라운지였다.

둘의 만남은 예상치 못하게 이뤄졌다.

조광래호의 핵심 멤버인 김정우는 일본과의 친선경기(10일 오후 7시 30분·삿포로 돔)에 출전하기 위해 이날 오전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탑승 수속을 마친 김정우는 마음가짐을 결연하게 다진 뒤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일본 삿포로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 라운지에서 대기하던 김정우는 뜻밖의 지인을 포착했다. 바로 일본 공격의 핵 혼다였다. 혼다가 대표팀 복귀를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한국을 환승국으로 택하면서 김정우와 마주치게 됐다.

혼다의 화려한 패션이 눈을 사로잡았다. 김정우는 대표팀 트레이닝복과 검정색 백팩으로 간편한 복장을 한 반면 혼다는 흰색 정장에다 검정색 선글라스까지 껴 연예인을 방불케 했다. 게다가 머리카락도 노란색으로 염색해 튀지 않으려고 해도 주위 시선을 끌 수밖에 없었다. 일본 여성팬들은 일찌감치 혼다임을 알아차리고 주위에 몰려들었다. 김정우와 혼다는 비행기 탑승 전까지 친근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김정우와 혼다의 인연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3년 울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김정우는 2005년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로 둥지를 옮겼다. 혼다는 2004년 18세의 어린 나이에 J-리그에 데뷔했다. 소속팀은 나고야였다.

둘은 3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비록 팀의 좋은 성적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지만, 현재 둘은 한국과 일본 대표팀에서 각각 핵심 선수들이 됐다. 2007년 이후 김정우는 성남으로 유턴했고, 혼다는 네덜란드 VVV-벤로로 해외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라운드에서의 충돌은 지난해 10월 12일 일본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혼다와 김정우는 창과 방패였다. 혼다는 중원에서 공수의 실마리를 푸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혼다를 저지하는 역할을 맡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변했다. 김정우가 스트라이커로 화려하게 변신하면서 혼다와 같은 공격수가 됐다.

공항에서의 둘의 얘기는 부드럽게 끝났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만큼은 거칠게 마무리될 전망이다. 삿포로=박재호 기자 김진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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