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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전을 앞두고 있는 박주영(26·AS모나코)은 그동안 컨디션 끌어 올리기에 중점을 뒀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1주일 앞서 파주NFC(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 입소해 개인 훈련을 했다. 체력 훈련부터 순간 움직임, 슛까지 모든 부분을 점검했다. 훈련 결과 바닥을 쳤던 체력이 살아났고 몸놀림도 한결 가벼워졌다. 실전에 나설 수 있을만큼 컨디션을 회복했다.
1시간 가량 이어진 훈련이 종료된 뒤 모든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 나갔다. 그러나 박주영은 홀로 남았다. 볼을 옮겨 아크로 다가섰다. 대표팀 코치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프리킥을 차기 시작했다. 프리킥 연습은 1주일간 쉬지 않고 펼쳤던 특훈의 마지막 코스였다. 박주영의 오른발을 떠난 프리킥은 크게 휘어지면서 골문 구석으로 정확하게 날아갔다. 번갈아 가면서 골문을 지킨 김영광(울산)과 정성룡(수원)은 슛을 막는데 애를 먹었다. 박주영의 프리킥 연습을 지켜보던 코치진은 연신 '좋아' '나이스' 같은 탄성으로 만족감을 표시했다.
박주영은 프리킥에 일가견이 있다. 청소년대표팀 시절부터 날카로운 실력을 뽐내며 주목을 받았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는 A대표팀을 사상 첫 원정 16강으로 이끄는 골을 성공시키기도 했다. 발목의 힘을 이용해 크게 휘는 프리킥은 박주영이 가진 비장의 무기다.
특훈 중 프리킥 대신 슈팅 훈련에만 집중했던 이유는 정확한 감각을 찾기 위함이었다. 발목의 힘도 느슨했다. A대표팀 코치진이 내놓은 체력 훈련을 모두 소화한 지금은 컨디션도 끌어올렸고 자신감도 얻은 상태다. 1주일 전 짧은 훈련에도 가쁜 숨을 몰아쉬던 모습과는 분명히 달라졌다. 남은 것은 한-일전 활약 뿐이다. 쾌조의 감각에 프리킥까지 장착한 박주영의 눈은 일본의 골문을 바라보고 있다.
파주=박상경 기자 kazu11@sportschosun.com